해적 5명 선장에 총격 사실 모두 부인… ‘石선장 탄환’ 정밀 감식 착수

입력 2011-01-31 21:05

삼호주얼리호 납치사건을 수사 중인 남해해양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국내에 송환된 소말리아 해적 5명이 모두 석해균(58) 선장에 대한 총격 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석 선장의 몸에서 제거한 탄환을 증거물로 확보, 정밀 감식에 들어갔다.

31일 수사본부에 따르면 30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해적 가운데 1명이 마호메드 아라이(23)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가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그는 영장실질심사가 끝난 뒤 수사본부로 돌아와 “사실이 잘못됐다. 그가 총을 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당사자로 지목된 아라이도 “죽은 해적 가운데 총을 쏜 사람이 있다”며 강력하게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따라 수사본부는 석 선장의 몸에 박힌 6발의 탄환 가운데 오만에서 제거한 2발과 국내에서 제거한 2발 등 4발을 확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법원 영장실질심사와 수사본부에서의 진술이 엇갈린 것은 통역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일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수사본부는 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수사 진척을 위해 피의자 동의하에 변호사와 협의, 철야조사도 실시키로 했다. 왼쪽 손목에 찰과상을 입은 아라이는 이날 고신대 복음병원에서 치료받았다. 또 오른쪽 어깨에 총탄이 박혀 있는 압둘라 세륨은 인도적 차원에서 검찰과 협의해 이른 시일 내 수술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외교통상부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 소말리아어에 능통한 영국인을 통역관으로 데려올 방침이다.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은 2일 귀국할 전망이다. 외교부와 삼호해운 등에 따르면 이날 삼호주얼리호가 최영함의 호위 아래 오만 무스카트항에 입항했고, 선원들은 건강검진을 받았다. 삼호주얼리호에 탑승했던 선원은 한국인 7명과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등 총 20명이다.

이들 가운데 귀국을 희망한 한국인 선원 7명은 1일 오후 민항기편으로 귀국길에 올라 2일 오전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수사본부는 오만 현지에 파견한 수사팀(5명)을 통해 1일 삼호주얼리호의 외국인 선원을 상대로 피해자 진술을 받는다. 한국 선원에 대한 피해 조사는 선원들의 건강상태를 고려, 귀국 후 안정을 취한 뒤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삼호주얼리호 냉동실에 보관돼 있는 해적 시신 8구를 소말리아 정부에 인도하기로 합의했다. 외교부 신맹호 부대변인은 “소말리아 대사관이 원칙적으로 시신을 인수하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시신을 연고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시신의 신원 파악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