埃시위대 “총파업”… LA타임스 “美, 현 대통령 퇴진상황 대비”

입력 2011-02-01 00:20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대화국면을 조성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위대 측은 무바라크 퇴진을 강력히 요구하며 1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코너에 몰린 무바라크 대통령은 아흐메드 샤피크 신임 총리에게 야당과 대화할 것을 주문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국영 TV와의 방송연설에서 “신임 총리의 최우선 과제는 실업 억제와 일자리 창출, 물가상승 억제”라며 “야당과 정치 개혁을 위한 대화 모색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이어 내각 해산을 천명한 지 이틀 만인 31일 새 내각을 구성했다. 시위대로부터 사임을 요구받은 하비브 알 아들리 내무장관이 물러나고, 군 출신의 마흐무드 와그디가 신임 내무장관에 임명됐다.

반정부 시위대는 1일 카이로에서 ‘백만인 행진’과 함께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을 31일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따라서 이집트 상황은 1일을 전후해 커다란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이집트 정국은 각종 소문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dpa통신은 시위군중을 대표하는 그룹들이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과도정부의 책임자로 지명했다고 알 아라비야 TV방송을 인용, 보도했다. 전날 임명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모하메드 탄타위 국방장관도 현 상황을 진정시키려면 권력이양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무바라크의 정치적 라이벌로 꼽히는 엘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은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당장 떠나라”고 촉구했다.

서방 국가들도 이집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ABC방송 등 미국 5대 주요 방송과 인터뷰에서 무바라크의 대규모 개각이 이집트 위기를 진정시키는 데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이미 무바라크 정권이 물러날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도 31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외무장관회의에서 이집트 정국 불안을 최우선 의제로 논의한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