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서 화산 폭발하면… “동아시아 기온 2도 하락·화산가스 북미까지 확산”

입력 2011-01-31 18:21


백두산에서 화산이 폭발하면 동아시아는 2개월 동안 기온이 2도 정도 내려가고 화산가스가 북미 대륙, 그린란드 상공까지 확산되는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31일 ‘백두산 폭발 사전연구 수행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과학원이 중점연구과제로 선정한 ‘백두산 화산폭발 대비 환경영향 연구’의 사전 조사 성격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1000여년 전 천지(天池)가 형성된 대폭발과 같은 규모를 가정해 진행됐다.

황산화물의 경우 8㎞이상 상공으로 올라가 기류를 타고 북미 대륙과 그린란드까지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산재 등 각종 입자상 물질이 햇빛을 차단해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선 약 2개월 동안 2도 정도 기온이 내려가는 것으로 예측됐다.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북미 지역에선 화산 폭발 1개월 뒤부터 온도가 내려가다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학원은 사전 연구를 바탕으로 국민 건강, 농림 및 반도체, 항공기 등 국가기간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 한반도에 미칠 직접적 영향을 중점적으로 짚어볼 예정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달 교육과학기술부 환경부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통일부 기상청 소방방재청 등 7개 부처 합동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시기에 대한 과학적인 예측과 함께 대응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부처 간 역할 분담을 놓고 용역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중국 모두 백두산 접근을 막고 있어 측정 자료를 구할 수 없다”며 “국내 과학기술로는 백두산 폭발을 예측할 형편이 못 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