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기 前 총장, 25년간 정든 학교 떠나며 포스텍 발전기금 2억5000만원 내놓다

입력 2011-01-31 17:30


“포스텍이 연구하는 대학으로 세계 속에 당당하게 자리 잡는 것이 저의 간절한 바람입니다.”

포스텍(포항공대) 정성기(사진) 전 총장이 25년간 정들었던 강단을 떠나면서 학교에 대학발전기금으로 2억5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대학 측이 31일 밝혔다.

정 전 총장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3대 총장으로 재임하면서 포스텍의 제2도약을 주도했다. 그는 재직 중 17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다수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할 정도로 왕성한 연구·교육 활동을 펼쳐 국내 대표적 생유기화학자로도 명성을 떨쳤다.

정 전 총장은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에도 2억2000만원의 발전기금을 내 세계적 석학 초청 프로그램인 ‘아운강좌’를 개설하고, 기초과학 분야에서 우수 논문을 발표한 학생에게 주는 ‘정성기 논문상’도 제정했다. ‘아운강좌’의 ‘아운(亞雲)’은 정 전 총장의 선친인 정환탁 선생의 호이다.

정 전 총장은 1972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예일대 연구교수, 텍사스 A&M대 교수를 거쳐 87년 포스텍에 부임해 화학과 주임교수, 교무처장 등 주요 보직을 지내면서 25년간 강단을 지켜왔다.

특히 총장 재임 시에는 소수정예 우수 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하고 조기입학제와 무학과제 도입, 교육개발센터 설립 등을 통해 대학발전을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 전 총장은 지난 28일 포스코 국제관에서 동료교수, 교직원, 제자들과 함께 조촐한 퇴임기념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외국 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는 그의 제자 12명 가운데 불가피한 사정으로 불참한 2명을 제외한 10명이 참석했다.

대학 관계자는 “정 전 총장은 총장 임기를 마치는 즉시 평교수로 복귀해 후학 양성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셨다”며 “평생을 연구와 교육활동에 바친 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명예교수로 추대돼 3월부터 또 다른 역할을 맡게 된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