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 수장 배출한 소속 교단 표정… 길자연 한기총 대표회장의 예장 합동-이영훈 NCCK 회장의 기하성
입력 2011-01-31 17:45
‘환영-황당’ ‘환영-기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양대 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의 수장이 28일과 31일 연이어 취임했다. 그렇다면 이들 기관의 수장을 배출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의 분위기는 어떨까.
두 교단 모두 소속 목회자가 각각 대표회장과 회장에 취임한 경사를 두고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우선 예장 합동은 6년 넘게 연합사업에 소외돼 있다가 길자연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으로 한껏 고무된 상태다. 그러나 전 대표회장과 일부 인사들이 ‘길 대표회장 인준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찬송가공회의 찬송가 판권문제에서도 동일 인사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불만이 증폭된 상태다.
김삼봉 예장 합동 총회장은 “이미 길 대표회장 쪽으로 대세가 기울었는데 (저쪽에서) 헛고생을 하고 있다”면서 “법적으로 싸우다 보면 허송세월만 하니 그냥 화합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장 합동 한 관계자는 “소위 한국교회 지도자라는 분들이 깨끗하게 승복하지 않고 기득권을 요구하면서 한기총은 물론 한국교회 전체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면서 “교단에선 이 문제를 두고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한기총 전 대표회장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인지 아니면 예장 통합 교단을 배경으로 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면서 “어쨌든 저쪽 인사와 한국찬송가공회에서 같이 활동했던 우리 교단 인사에 대해서도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기하성의 경우 이영훈 기하성연합회 회장의 NCCK 회장 취임을 계기로 교단 통합은 물론 교단 위상 강화에 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2008년 교단 분열 이후 교계 연합사업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이 회장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장 이영훈 목사)과 ‘한 지붕 두 가족’ 체제 아래 있는 기하성 박성배 총회장은 “NCCK 회장 취임을 놓고 교단 전체가 축하하고 있다”며 “교단 위상강화나 교단 통합에서 사실상 이 목사 외에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길학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총무도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님을 비롯해 많은 회원들이 NCCK 회장 취임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면서 “온화한 성품과 균형 잡힌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연합사업이나 교단 통합에서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