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남아프리카공화국 선교사 “1만4000 꿈쟁이 프로젝트 벌입니다”
입력 2011-01-30 19:19
“남아프리카공화국 선교엔 한국인이 딱 어울립니다. 현지 흑인들은 백인들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반면 한국인 등 유색 인종에는 호의적입니다. 술과 마약, 에이즈, 인종차별, 심각한 빈부격차 등으로 신음하는 남아공에 한국의 전도·기도 일꾼이 절실합니다.”
남아공 웨스턴케이프 인근에서 ‘컬러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 김종우(39·사진) 선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컬러인은 남아공의 원주민, 혼혈, 인도네시아인 등 아시아계, 과거 노예의 후손 등을 지칭한다. 이들은 인구의 9%를 차지한다. 남아공은 80%가 흑인으로 구성돼 있다.
김 선교사는 서울 영등포 대림평화감리교회(김종만 목사)에서 파송 받아 2003년부터 남아공에서 사역하고 있다. 농장에서 일하는 컬러인을 대상으로 목회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음악·체육교실을 운영한다. 현지 학교의 예체능교사로 일하면서 복음을 전하고 있다.
남아공은 오랫동안 법적으로 인종차별이 이뤄졌다.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분리정책이다. 이로 인해 흑인은 버스나 열차, 호텔이나 식당 이용에도 차별을 받아왔다. 아파르트헤이트는 1990년 폐지됐지만 인종차별 악습은 여전하다.
김 선교사는 “백인은 인종 차별을 굳히려고 교육을 악용했다. 흑인에게는 학문을 가르치지 않았다”며 “그러다 보니 지금도 많은 흑인들이 희망 없이 술과 마약에 빠져 지낸다”고 말했다.
포도농장 등에서 일하는 컬러인 상태는 더 심각하다. “많은 청소년들이 대마초를 피우다가 커서는 마약에 빠져요. 이들은 자신들이 뭘 할 수 있겠느냐며 자포자기합니다.”
게다가 토속종교와 기독교가 혼합된 이단종파인 ‘자이온 처치(Zion Chuch)’가 강세를 띠면서 영적으로 더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김 선교사는 밝혔다. 남아공 인구의 50%는 기독교인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 중 30%가 자이온 처치에 속해 있다.
“자이온 처치의 무당이 에이즈 확산에 일조합니다. 에이즈를 치료하려면 처녀와 관계를 가지라고 말해서 여자아이 납치도 많죠.” 김 선교사는 “하나님은 이들을 사랑하시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책임을 맡기셨다”고 말했다.
남아공은 이슬람교의 아프리카 포교 전초기지로도 꼽힌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의 아버지’로 불릴 만큼 정치 경제 문화 등이 집중돼 있다. 따라서 이곳 교세는 아프리카 전역에 영향을 미친다. 이슬람은 최근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포교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곳 실업률은 40%대에 이른다.
김 선교사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1만4000 꿈쟁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4만6280㎡(1만4000여평)에 농업선교학교를 만들어 농업기술과 신학을 동시에 가르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님께서 농업기술을 무료로 전수해 줄 농장주들도 붙여주셨다고 기뻐했다.
김 선교사는 “아프리카, 특히 남아공이 술과 마약, 이슬람교에 장악되지 않도록 한국교회의 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