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식빵’ 이어 ‘휴대전화 폭발’도 자작극… 기업들 ‘블랙컨슈머’ 골머리

입력 2011-01-30 21:40

기업들이 ‘블랙컨슈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블랙컨슈머는 보상금 등을 챙기기 위해 기업과 언론사, 정부기관 등에 사기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대기업 관계자는 30일 “사실이 아닌데도 허위로 제품에 하자가 있다고 소문을 내면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해당 기업에는 손해가 많다”며 “회사와 제품 이미지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지난해 발생한 삼성전자 휴대전화 폭발사건도 한 ‘블랙컨슈머’의 자작극으로 최근 드러났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해 5월 자신의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가열한 뒤 ‘삼성전자 휴대전화가 저절로 폭발했다’는 내용을 인터넷에 올리고 언론사 등에 알린 이모(29)씨를 명예훼손과 사기혐의로 지난 20일 구속했다.

당초 이씨는 경찰에 전자레인지가 없다고 진술했다가 자택 압수수색에서 전자레인지가 발견되자 휴대전화가 터진 뒤 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경찰이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냈다가 기각되기도 했다. 이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8차례에 걸쳐 노트북, 팩시밀리 등 각종 제품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며 환불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파리바게뜨 쥐식빵 사건’도 인근 경쟁 점포 뚜레주르 운영자 김모(35)씨의 자작극으로 밝혀져 ‘블랙컨슈머’가 사회문제화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등에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 누리꾼들이 무조건 편을 들며 기업을 공격하는 행태도 문제”라며 “블랙컨슈머는 기업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치는 데다 전체적인 서비스비용을 늘려 선량한 다수 소비자한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퇴출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