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수출 관문 ‘이집트 소요’… 국제유가 요동
입력 2011-01-30 21:37
이집트 시위 사태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등 국제유가가 크게 뛰고 있다. 안전자산인 달러와 금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3.70달러(4.3%) 오른 배럴당 89.34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같은 상승폭은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87달러(1.9%) 오른 배럴당 99.26달러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99.63달러까지 올랐다.
유가가 급등한 것은 이집트 사태가 중동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석유거래상들은 이집트가 산유량은 많지 않지만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을 통해 세계로 공급되는 중동 원유의 주요 관문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2009년 수에즈 운하와 수메드 송유관을 통과한 원유는 하루 210만 배럴이다. 이들은 이집트 시위 사태가 악화돼 수에즈 운하가 폐쇄될 경우 공급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집트 소요 사태가 세계석유시장의 큰 손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다른 중동 국가로 확산될지에 대한 우려도 높다고 FT는 전했다.
최근 하락하던 달러와 금값도 들썩이고 있다.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28일 오후 0.53% 오른 78.14를 기록했다.
연일 약세를 보이던 금값도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12주래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COMEX) 4월만기 금선물이 온스당 21.9달러(1.7%) 오른 134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외환거래 자문업체인 FX 솔류션스의 조지프 트레비사니 수석 시장 전략가는 “만약 이집트의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가 무너지면 이후 이틀간 달러와 스위스 프랑에 안전자산 수요가 엄청나게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