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검장 후속 인사는… “검사장급 승진 대신 전보인사 단행”
입력 2011-01-30 18:35
한화 및 태광그룹의 비자금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법무부는 후임 인사를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설 연휴 직후 전보인사 가능성=법무부 관계자는 30일 “남 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직무대리 체제에 대한 이귀남 장관의 언급이 있었다”라며 “다각도로 후임 인사에 대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남 지검장은 28일 사의를 표명한 뒤 휴가를 갔다.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는 않았다.
법무부는 남 지검장 후임과 관련해 검사장급 승진인사를 단행하기보다는 설 연휴 직후 대검 부장검사나 각 고검 차장검사 중에서 전보인사를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8월 김준규 검찰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에서 검사장급 승진인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부지검장에는 남 지검장과 사법연수원 동기(15기)인 송해은 대검 형사부장이 전보되고, 대검 형사부장은 조영곤 대검 강력부장이 겸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지난해 4월 스폰서검사 파문 당시 한승철 대검 감찰부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시킨 뒤 국민수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감찰부장에 겸직 임명했다.
◇검찰 사정작업 재돌입하나=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된 서부지검의 한화그룹 수사와는 별개로 설 연휴 이후에는 검찰의 또 다른 사정활동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동부지검은 ‘함바(건설현장 식당)비리’ 의혹과 관련해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구속했으며 최영 강원랜드 사장도 피의자신분으로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이밖에 C&그룹의 정·관계 로비의혹 수사에서 재미를 못 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조만간 권력형 비리와 관련한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검찰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된 범죄정보가 많았던 만큼 조만간 검찰 수사가 다시 본격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은 회계자료 분석 등 일부 기업 내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이 사정 수사에 의욕을 보이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김 총장은 신년 화상회의에서 “8개월짜리 총장직을 새로 맡았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