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홍해 연안으로 피신”… 이집트 시위 사망자 100명 넘어
입력 2011-01-31 01:10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반(反)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수도 카이로를 떠나 홍해 연안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로 피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샤름 엘 셰이크 지역 호텔 직원들은 “어제(28일) 밤부터 무장 경찰들이 호텔 주변에 배치돼 진입 차량을 철저히 차단하고 있고, 사진 찍는 사람들을 수색하고 있다”며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곳에 머물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현지의 관광 셔틀버스 운전기사는 지난 26일 대통령 수행단이 도착하는 장면을 목격했으며, 무바라크 대통령의 전용 비행기가 샤름 엘 셰이크 공항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카이로에서 차로 7~8시간 거리에 있는 샤름 엘 셰이크의 마리팀 졸리 빌레 골프 호텔 내에 무바라크 대통령의 겨울용 관저가 있다.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102명을 넘어서고 2000여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알자지라 방송은 150여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집트에 인접한 수단의 수도 하르툼 전역에서도 30일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시내 4개 대학교의 교문을 에워싼 뒤 그중 4곳에서 최루탄을 발사하고 시위대를 진압했다. 하지만 1만5000명 이상의 회원을 끌어들인 ‘변혁을 위한 청년’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수단 국민들이 침묵하지 않고 평화적인 시위를 통해 권리를 쟁취할 때가 됐다”고 촉구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