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선장 귀환 수술] 괴사·패혈증 심해 위중 “수술 한발만 늦었더라도…”
입력 2011-01-30 21:15
석해균(58) 선장은 29일 밤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도착 당시 패혈증 및 범발성 혈액응고이상(DIC)을 보이는 등 위중한 상태였으나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 선장 귀환=석 선장은 총상을 입은 지 8일 만에 국내로 이송됐다. 환자이송 전용기편으로 오후 10시33분쯤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뒤 대기하던 앰뷸런스를 이용, 병원으로 옮겨졌다.
아주대병원 정문에서 수염이 덥수룩하고 초췌한 모습으로 이동식 베드에 실린 석 선장의 모습이 드러났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복잡한 의료장비에 뒤엉킨 석 선장은 얼굴을 제외한 전신이 담요에 가려져 있었다.
병원 안으로 옮겨지는 과정에는 이동식 환자용 침대 양편에 의료진 6명이 따랐고, 오만에서 함께 귀국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도 석 선장의 곁을 지켰다.
지난 25일 오만으로 파견돼 석 선장의 치료를 맡은 이 센터장은 우리나라 외상외과 분야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정밀 검진에 들어간 아주대병원 측은 총상을 입은 복부를 중심으로 곧바로 전신 컴퓨터 단층촬영(CT)과 혈액 검사에 들어갔다.
◇석 선장의 상태=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30일 새벽 3시간에 걸친 1차 수술 후 석 선장의 상태에 대해 “복부 총상 부위와 오른쪽 겨드랑이부터 허벅지까지 광범위한 근육 및 근막이 괴사했다”며 “병원 도착 당시 상태가 심각했다”고 밝혔다.
또 “오른쪽 복부 탄환이 들어간 상처에서는 고름이 계속 나와 복부 근육 및 근막의 괴사성 염증이 의심되는 상태였고, 이것이 패혈증 및 DIC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CT 검사와 오만에서 가져온 방사선 필름을 함께 검토한 결과 석 선장은 총상으로 간과 대장이 파열됐고 왼쪽 손목 위쪽에 개방성 분쇄골절, 오른쪽 무릎 위쪽과 왼쪽 넓적다리 위쪽에 개방성 골절이 확인됐다.
병원 도착 당시 석 선장의 혈압은 수축기 100㎜Hg, 이완기 60㎜Hg 정도로 정상보다 낮았고 체온은 38.5도로 고열 상태였다. 소변량 역시 시간당 10㏄ 이하로 적었다. 따라서 병원 측은 “환자의 상태에 대해 낙관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유 병원장은 그러나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1차 수술 후 석 선장의 장기 기능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심한 염증의 후유증으로 열이 38.3도로 높고, 인공호흡기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도삽관이 장기화됨에 따라 폐렴 발생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치료는 어떻게=병원 측은 외상외과 일반외과 정형외과 마취과가 한 팀을 이뤄 3시간가량 고름과 광범위한 염증 괴사조직 제거 등 패혈증의 원인이 되는 병변들을 집중 없애는 1차 수술을 했다. 수술은 앞으로 몇 차례 더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은 패혈증에 대한 집중치료를 하면서 석 선장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연부조직 및 골절 부위에 대한 단계적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수술 예정인 과는 이날 1차 수술을 한 외상외과 일반외과 정형외과와 함께 성형외과(연부조직 손상) 신경외과(신경손상) 흉부외과(폐동맥 손상) 등이 있다. 유 병원장은 “경과를 지켜보면서 수술 계획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 선장의 가족은 당초 병원에서 제공하는 병실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회사 측이 인근에 마련한 숙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석 선장 치료비는 선주상호보험(P&I)이 보상한다. P&I는 선주들이 설립한 공제조합으로 일반 보험사가 보상해 주지 않는 인명 또는 여객에 대한 선주들의 손해를 보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수원=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