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교훈삼아 절제된 식습관 회복을”… 예장 통합 ‘구제역 대응 포럼’ 성명서 채택

입력 2011-01-30 17:56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64개 노회 사회봉사부와 군농어촌선교부 등이 30일 구제역 사태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구제역 사태를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따르지 않은 결과’로 보고, 정부의 초동 대처 잘못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예장 통합 총회는 사회봉사부와 군농어촌선교부 주최로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구제역 사태에 대한 총회의 대응 포럼’을 개최한 뒤 참석자들의 의견을 모아 성명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4000여 농가 260여만 마리의 소, 돼지가 살처분·매몰된 사태를 환기시키면서 “자식과 같은 소와 돼지를 땅속에 묻으며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피해 농민과 전국의 축산농가들에게 하나님의 큰 위로가 함께하시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제역 사태에 대한 입장을 세 가지로 밝혔다. 첫째로 “이번 사태가 하나님께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도록 창조하신 동물들을 탐욕적 먹거리로 전락시킨 우리의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 것임을 고백하며 회개한다”고 밝힌 뒤 공장식 사육의 한계를 넘기 위해 피상적 신앙이 아닌, 경건과 절제의 열매가 있는 식습관을 만들어 가자고 다짐했다.

둘째로는 구제역 확산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의 확실한 대책을 요구했다. 성명서는 “(구제역의) 전국적 확산은 정부의 초동 대처 잘못과 연간 20억원에 불과한 소와 돼지 수출 때문에 예방백신 접종을 미루었던 데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 뒤 “정부는 방역 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빠르고 유연하고 정확한 (대처) 매뉴얼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살처분, 그 중에서도 안락사 약물이 떨어져 살아 있는 소와 돼지를 그대로 묻어버리는 반생명적 매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동물도 하나님이 만드시고 생명을 부여하신 고귀한 생명이므로 무조건 죽이고 묻어버리는 것으로 끝내려는 인간중심적, 편의주의적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생물을 이용한 방역제 활용과 보급, 매몰지의 철저한 관리,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축산을 위한 모델 마련 등 정부에 대한 구체적 요구 사항들을 제시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