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연휴 가족 온천여행… 건성·아토피 피부는 금물, 때 밀지말고 끝난 후 자연건조를
입력 2011-01-30 21:50
올 설 연휴는 길다. 휴가유무에 따라 최소 4일에서 최대 9일까지 쓸 수 있는 기회이다. 따라서 고향 방문을 겸해 부모님을 모시고 온천여행을 작정한 이들이 많은 듯하다. 그동안 워낙 날씨가 춥다보니 욕실의 썰렁한 한기에 샤워도 대충 끝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한 며칠 온천 탕에 몸을 푹 담그며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진 것이다.
하지만 온천욕에도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30일 “온천욕도 일반 목욕처럼 장시간 하거나 너무 자주 하면 피부의 피지성분과 각질층이 소실되기 때문에, 목욕 후 피부 건조를 막기 위한 보습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속칭 온천요법은 지열(地熱)에 의해 자연적으로 덥혀진 물이 자연적으로 솟는 물, 즉 온천수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목적에 따라 보양(保養:내일의 활동에 대비한 건강증진), 휴양(休養:일상생활의 피로회복), 요양(療養:발병 후 재활 목적 이용) 등 3가지로 나뉘며 온천수의 성질에 따라 유황온천, 탄산온천, 염화온천, 알칼리성온천, 산성천 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한방 고전 ‘동의보감’은 “온천이 각종 풍증(風症)으로 인한 근골연축과 피부병, 수족냉증을 치료하는 데 좋다”고 전한다. 현대의학에선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 또 중추신경장애나 외상에 의한 운동장애를 완화시키고자 할 때 재활치료의 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렇듯 좋다는 온천욕도 지나치면 그러지 않아도 추운 날씨로 인해 메마른 피부가 더욱 건조하게 돼 심한 가려움증에 시달릴 수 있다. 특히 노화로 피부가 건성화된 노인과 건성 습진이나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경우 이런 증상을 더 심하게 겪는다. 안면홍조증이나 주사비(딸기코)인 사람들도 마찬가지. 신사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평균 40℃ 안팎의 온수에서 탕욕을 즐기다가 혈관이 확장돼 얼굴과 코가 더욱 빨개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온천욕으로 인한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우선 수온이 낮은 온탕부터 이용해야 한다. 탕욕을 하는 시간은 총 30분을 넘지 않도록 하되, 5분 정도 입욕하고 욕조 밖에서 1∼2분간 쉬고 다시 입욕하기를 3회 반복하는 방법이 좋다.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노인들은 온천 탕 안에서 가볍게 걷기 운동이 권장된다. 온천수의 부력 때문에 관절에 가해지는 체중 부담을 덜 수 있고 따뜻한 온천수에 의한 통증완화 등 온열치료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사우나는 몸에 묻은 물기를 완전히 닦은 뒤 이용하고, 체력 소모를 막기 위해 최장 10분 이내로 끝내야 한다. 지나치게 피곤하거나 흥분한 상태에서의 입욕도 삼가야 한다. 입욕을 하기 전 충분히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
온천욕을 할 때마다 때를 미는 것도 좋지 않다. 목욕에 의한 피부 건조 증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나하영 교수는 “굳이 온천이 아니더라도 목욕 시 가능한 한 때를 밀지 않는 습관을 들이고, 꼭 하고 싶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온천욕을 끝낸 뒤엔 물기를 닦지 않고 자연 건조시키는 게 좋다. 그래야 온천수에 담긴 좋은 광물질 성분이 몸에 더 잘 흡수된다. 단, 피부가 민감해 짓무르기 쉬운 사람과 산도가 높은 산성 온천을 이용했을 때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깨끗이 닦아내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