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 서양화일까? 동양화일까?… ‘외국인이 그린 옛 한국풍경’
입력 2011-01-30 17:32
20세기 초 외국 작가의 눈에 비친 한국의 모습은 어땠을까. 서울 전농동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이 당시 한국의 시대상을 담은 외국 작가들의 작품으로 ‘외국인이 그린 옛 한국풍경’ 전을 다음달 21일까지 연다. 이번에 출품된 외국 작가 4명은 모두 일본에서 판화를 공부한 뒤 한국으로 건너와 작업을 했으며, 출품작 모두 목판화라는 점이 공통분모다.
영국 출신의 여성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는 1919년 3·1운동 직후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다. 이후 1940년까지 한국의 풍경과 결혼식, 장례식 모습 등을 담았다. 한복을 입은 가족들이 광화문 앞에서 놀고 있는 ‘정월 초하루 나들이’(사진), 대동강변을 묘사한 ‘평양강가’ 등이 이채롭다.
프랑스 출신 폴 자쿨레(1896∼1960)는 세 살 때 가족과 일본으로 이주한 뒤 어머니가 한국으로 건너올 때 함께 왔다. 그는 한국인을 양녀로 들였으며 양녀는 2005년 아버지의 작품 109점을 한국에 기증하기도 했다. ‘세 명의 한국인들’ ‘신부’ ‘한복 입은 아기’ 등이 전시된다.
릴리언메이 밀러(1895∼1943)는 서울 주재 미국 영사의 장녀로 경복궁의 향원정을 보고 한국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뒀고 이후 금강산과 대동강의 황포돛배, 한강 나루터, 농촌 풍경, 시골 할아버지들의 모습을 스케치와 판화에 담았다.
독일 태생의 윌리 세일러(1903∼?)는 1956∼60년 주일미군사령부에 근무하는 동안 세 차례 한국을 찾았다. 당시 인상을 담은 동판화 ‘한국시리즈’를 해외 파병 미군들을 위한 신문인 ‘성조지’에 연재하기도 했다. 어부의 모습이나 시장에서 흥정하는 사람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 전시된다(02-3707-2890).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