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해적 압송 UAE가 돕는다… 왕실 전용기 내줘

입력 2011-01-29 01:30

삼호주얼리호 인질 구출 과정에서 생포한 해적 5명을 국내로 데려오는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던 정부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부터 귀한 선물을 받았다.

정부 소식통은 28일 “UAE 왕실에서 해적 이송을 위해 전용기를 빌려주기로 했다”면서 “삼호주얼리호에 격리된 생포 해적을 헬기로 현지 공항으로 이송해 전용기에 태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29일 오전 출발하는 전용기는 김해공항에 30일 새벽 도착할 예정이다. 해적을 태운 UAE 왕실 전용기는 UAE 공항이 아닌 인근 공항에서 출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UAE의 협조는 2009년 12월 UAE 원전 수주 당시 쌓은 양국 간 신뢰가 뒷받침됐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해외 수주에 성공한 UAE 아부다비 원전은 수주금액만 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UAE를 방문했을 때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아부다비 왕세자가 예정에 없던 공항 영접을 나왔다. 통상 영예수행 장관이 나오던 전례에 비춰 각별한 대우를 한 것이다. 우리 정부도 UAE 수주에 대한 답례로 UAE군 교육훈련 지원 등을 담당하는 아크부대를 지난 11일 파병했다. 이번에 UAE 왕실이 선뜻 전용기를 빌려준 것도 양국 간 긴밀한 관계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 소식통은 “UAE가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은 이 대통령과 UAE 왕실 간 두터운 친분관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UAE 왕실의 도움으로 삼호주얼리호의 오만 무스카트항 입항도 조속히 허용될 전망이다. 삼호주얼리호는 당초 27일 무스카트항에 접안할 예정이었지만 생포 해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오만 정부로부터 입항허가를 받지 못해 인근 해역에서 대기하고 있다.

정부는 27일 오후까지 공군 수송기로 생포 해적을 이송할 계획을 세워놓았지만 영공 통과를 위한 인접국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UAE 왕실 항공기를 이용하는 안은 28일 오전 중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적들은 김해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남해지방해양경찰청으로 인도돼 조사받게 된다.

이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