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도 원래는 3대 세습 반대” 김정남, 도쿄신문 인터뷰

입력 2011-01-28 18:30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원래는 3대 세습에 반대했었다고 일본 도쿄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이달 중순 중국 남부 한 도시에서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동생 김정은으로 후계 체제가 구축된 데 대해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조차 세습하지는 않았다”면서 “사회주의에 어울리지 않고, 아버지(김정일)도 반대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계는) 국가 체제 안정을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북한과 연락이 단절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때때로 (아버지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며 “친척(고모 김경희와 고모부 장성택 등)과도 좋은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암살미수설이나 중국 등으로의 망명설도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김정남은 최근 북한의 연평도 공격과 관련, “(해당 지역이) 교전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핵 보유나 선군정치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이들이 있다”며 ‘군의 소행’으로 인식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어 “북한의 국력은 핵무기에서 나오기 때문에 미국과의 대결 상황이 계속되는 한 북한의 핵무기 포기 가능성은 낮다”고 피력했다.

북한이 2009년 말 단행한 화폐개혁에 대해 그는 “실패였다. 개혁개방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북이 안정되고, 경제회복을 달성하기를 바란다”면서 “(이는) 동생(김정은)에 대한 내 순수한 바람일 뿐 비판하거나 도전하려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일본에 불법 입국하려다가 강제 추방당한 일에 대해 “(강제 추방은) 교훈이 됐다”면서 “북의 인간이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국가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후계구도에서 밀려났다는 세간의 추측에는 “(그 사건은) 후계 문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 사건으로 내 인생이 변했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나는) 정치에 관심도 없고,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