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보금자리주택 청약 경쟁률 최고 54대 1

입력 2011-01-28 23:15

서울 강남과 서초 보금자리주택 지구가 예상대로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7일 이들 지구에 대한 일반공급 1순위 본청약 신청을 받은 결과 59㎡, 74㎡ 등 모든 공급유형에서 1순위에 접수가 마감됐다고 28일 밝혔다.

17∼18일 시행한 사전예약 당첨자를 대상으로 한 본청약에서 1336가구 모집에 1258가구가 신청, 접수율 94%를 기록했다. 20일 신혼부부 특별공급분 60가구에 대한 1순위 신청 접수에는 3232명이 몰려 경쟁률이 54대 1에 달했다. 21일 실시된 3자녀 가구 특별공급분 62가구에도 85점 이상의 요건을 갖춘 수요자 592명이 신청해 9.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청약저축을 60회 넘게 낸 5년 이상 무주택 가구주가 대상인 노부모 부양 특별공급 49가구의 경쟁률도 12.9대 1이었다.

24∼25일 진행된 생애최초 특별공급분 153가구의 본청약 경쟁률이 38대 1이었고 1순위 중 청약저축 납부인정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무주택 가구주를 상대로 한 일반공급분 241가구 본청약 경쟁률도 17대 1이었다. 각 특별공급분마다 미달 물량이 없어 2~3순위 신청은 받지 않기로 했다.

높은 경쟁률의 원인은 싼 분양가 때문이다. 강남 분양가는 3.3㎡당 924만∼995만원, 서초는 964만∼1056만원으로 사전예약 때 제시됐던 추정 분양가보다 6∼13% 낮게 책정됐다. 위치가 강남권인데다 주변 아파트 시세의 절반도 안 되는 싼 가격이라 5년 의무 거주 등의 제한이 있음에도 큰 시세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 탓에 신청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이 원래 취지와 달리 재테크 상품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집을 살 능력이 있는 수요자들마저도 입지 좋은 보금자리 물량을 기다리며 전세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민간업체의 분양시장이 더 어려워졌다”며 “보금자리주택이 임대물량 확대 등 서민주거안정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도록 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