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 이집트 넘어 어디로…” 떨고 있는 아랍권

입력 2011-01-28 23:05


이집트에서 연일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가 주변국을 긴장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요르단과 예멘에서는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사우디 알제리 국민들도 꿈틀대고 있다. UPI통신은 “피플파워가 아랍 왕조를 뒤흔들고 있다”고 표현했다.

요르단 시민 3500명은 28일(현지시간) 수도 암만에서 사미르 리파이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치솟는 물가와 높은 실업률 등 불안한 경제 상황에 불만을 표시했다.

전날 예멘에서는 시민 1만6000여명이 수도 사나에 모여 대통령 교체를 부르짖었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1978년부터 33년간 집권하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식품 가격이 오르는데도 충성심 유지를 위해 군대 월급을 올려줘 국민의 분노를 샀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반정부 시위 움직임이 포착됐다. 29일 남서부에 위치한 제2 도시 제다에서 시위를 갖자는 메시지가 스마트폰을 통해 번지고 있다. 불만은 홍수로 제다 곳곳이 물에 잠겼는데도 정부가 손놓고 있던 데서 비롯됐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최근 시민 4000여명이 총리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선 지난 22일 집회금지법 추진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ABC방송은 “튀니지 혁명에 따른 도미노 효과가 예멘 알제리 요르단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오만과 중앙아프리카의 가봉 등에서도 시위가 일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집트 알제리 요르단 모로코 등 네 나라에서 튀니지와 같은 불안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S&P는 정권교체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 4개국 정부가 국민을 달래기 위해 돈을 풀 수 있어 공공 재정 악화가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리비아 정부는 반정부 기류를 차단하기 위해 약 240억 달러 규모의 투자·지역개발기금을 조성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