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섭섭·당혹-中 한껏 고무… 오바마 국정연설 대조적 반응
입력 2011-01-27 18:48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올해 국정연설에 대한 일본과 중국의 반응이 대조적이다.
요미우리신문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27일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을 다섯 차례나 언급했지만 일본은 단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고 보도해 서운함과 당혹감을 드러냈다. 언론은 “이번 연설의 내용으로 볼 때 미국의 국제경쟁 상대가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아니라 급성장하는 신흥국으로 바뀌었다는 인상을 줬다”고 전했다. 특히 교도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일본에선 미국이 모범으로 삼을 만한 점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이점, 안전보장에서의 한국의 중요성, 한국 교육의 우수성 등을 언급했다.
반면 중국 언론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네 차례나 언급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관영 신화통신과 베이징 신경보 등 대부분 언론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이 중국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수학과 과학 교육을 중시하고, 과학기술 개발 투자를 늘린 걸 높이 평가했다. 그는 또 최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미국이 25만개의 취업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점도 강조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원고가 한 언론사에 미리 유출되는 바람에 백악관이 국정연설 시작 1시간 전에 전문을 전격 공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국정연설 시작보다 거의 2시간 앞서 ‘내셔널저널’이라는 한 주간지의 웹페이지에 원고 내용이 통째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