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反정부 시위 불길 전국 확산… 사망자 6명으로 늘어나

입력 2011-01-27 21:20

이집트에서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대는 30년째 강압통치를 하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과 경제대책 등을 요구했다.

이집트 국민들의 반정부 시위는 사흘째인 27일(현지시간) 수도 카이로를 비롯해 알렉산드리아 수에즈 만수라 등 전국 곳곳에서 진행됐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이집트 정부의 집회 금지령에도 거리에 몰려나와 ‘정권 몰락을 희망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최루탄과 곤봉으로 시위 진압작전을 폈다. 이 과정에서 사망자가 6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도 수십명 발생했다. 이집트 보안 당국은 지금까지 전국에서 시위 참가자 1000여명을 붙잡았다.

시위가 확산될수록 무바라크 대통령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이집트 정부의 강경 진압을 우려하며 반정부 시위를 옹호했다.

유럽연합(EU)은 성명에서 “이집트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처해야 하며 그들의 시위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을 지지하던 미국도 입장을 바꿨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이집트인들의 표현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집트 민주화의 기수이자 야권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장도 이집트로 돌아와 28일부터 시위대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에 거주하고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이집트 반정부 시위는 생활고에 지친 ‘청년’들이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이집트 전체 인구 8000만명 중 절반 정도가 하루 2달러 미만의 생활비로 살고 있다. 실업률도 10%에 육박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이던 젊은이들은 페이스북에서 야당의 시위 참여를 유도하는 글을 보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예멘의 수도 사나에서도 이날 1만6000여명의 시위대가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도 30년 이상 집권하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