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 확정 판결] 이광재 회견 “사자처럼 의연하게 갈것”
입력 2011-01-27 18:21
대법원 판결로 27일 지사직을 상실한 이광재 강원도지사는 “재판 결과가 참으로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눈시울을 붉히며 잠시 강원도청 브리핑룸 천장을 응시하다 “도지사직을 잃어서 슬픈 게 아니라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고 눈물이 난다”며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대법원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법정에 출두시키고 박 전 회장이 ‘사실대로 써서 대법원에 제출하겠다’는 약속만 어기지 않았다면 진실이 밝혀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하늘이 넓어도 새가 가는 길이 따로 있고, 바다가 넓어도 배가 가는 길이 따로 있다”며 “이광재를 자식처럼 생각하는 도민들이 있는 만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당당하고 의연하게 살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도민들의 과분한 사랑에 힘입어 젊은 나이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하고 30대 국회의원, 40대 최연소 도지사가 됐다”며 “도민들로부터 받은 은혜는 살아 있는 동안 반드시 갚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도 정치인의 길을 가겠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잠시 침묵하다 말없이 자리를 떴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하루 연가를 내고 고향인 강원도 평창을 찾아 오대산을 올랐다. ‘오일게이트’ 사건에 연루됐던 2005년에도 오대산에 갔었다.
이 지사와 함께 이날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국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대법원에서도 저의 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고 죄송스럽다”며 “검찰의 기획·표적 수사로 시작된 이번 사건에 사법부 역시 정치 재판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대법원 판결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목숨보다 소중한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한 인고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법원에서 후원금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인정한 데 대해 “아쉬움이 크다. 차제에 정치후원금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나래 기자, 춘천=정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