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게이트 확정 판결] 미니총선으로 판 커진 4·27 재보선 ‘태풍의 눈’으로
입력 2011-01-27 09:23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27일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지사직과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4·27 재·보궐 선거가 여야의 현안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재보선 지역이 광역단체장 1곳과 국회의원 선거구 3곳 등으로 늘면서 이번 선거가 2012년 총선·대선의 전초전 성격까지 띠게 됨에 따라 벌써부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한나라당은 4·27 재보선 결과가 ‘리더십 부재’라는 당내 비판에 직면한 안상수 대표의 거취와 직결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패배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패배할 경우 안 대표가 물러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새 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쥘 수 있어 전대에서 계파들이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이 ‘정권 심판론’ 구도로 가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구상이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정권 심판론에 맞서 경쟁력 있는 인물과 지역 발전론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며 “설 직후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지도력도 다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가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야권연대의 시험대가 될 수 있는 이번 재보선에서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당내 기반뿐 아니라 야권 대권 주자 기반도 확실히 다질 수 있다. 반면 패배할 경우 당내 대권 경쟁자들로부터 강한 책임론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도 정권 심판론으로 정면승부를 걸 계획이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심지는 강원지사, 김해을, 분당을 3곳이다.
강원지사 보궐선거의 경우 한나라당에서는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이광재 지사에게 분루를 삼킨 이계진 전 의원과 엄기영 전 MBC 사장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강원도 춘천 출신에 역시 MBC 사장을 지낸 최문순 의원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거론되고 있다. 엄 전 사장과 최 의원이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로 공천될 경우 MBC 출신에다 춘천고 선후배 간 맞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또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경기 분당을 보궐선거는 거물급 승부로 주목받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나 민주당이 손학규 대표 등을 공천할 경우 승부는 알 수 없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나라당은 영입론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강재섭 전 대표와 박계동 전 사무총장 등이 일찌감치 뛰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선 손 대표와 함께 분당에 거주하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과 신경민 전 MBC 앵커, 김병욱 지역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 재선거는 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지와 야권연대가 실현될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은 지난해 7·28 서울 은평을 선거 때 약속대로 민주당의 양보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무조건적 양보는 있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한장희 엄기영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