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올로기의 종언’ 美 사회학자 대니얼 벨 타계
입력 2011-01-27 17:57
공산주의의 몰락을 예고한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저술한 미국 사회학자 대니얼 벨(91)이 25일(현지시간) 타계했다. 벨은 기념비적인 저술 활동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에서 가장 손꼽히던 사회학자 가운데 한 명이다.
벨의 아들 데이비드는 26일 “아버지는 짧은 투병기간을 거쳐 미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1919년 뉴욕에서 유대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벨은 고교와 대학 시절 급진적 사회주의 운동에 가담하기도 했으나 이후 실용주의자로 변모했다. 39년 뉴욕시립대학교를 졸업한 뒤 신보수주의 계열 잡지인 ‘퍼블릭 인터레스트’ ‘뉴 리더’ ‘포천’ 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시카고대와 컬럼비아대를 거쳐 69년부턴 하버드대에서 사회학을 가르쳤다.
벨은 자유선거와 규제 경제를 옹호하면서도 문화적이고 도덕적인 전통을 중시했다. 또 현대 미술을 경멸했던 그는 스스로를 정치적으론 자유주의자, 경제적으론 사회주의자, 문화적으론 보수주의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벨은 60년에 저술한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통해 “세계 정치를 이끌었던 이데올로기는 힘을 잃고 좀 더 새로운 믿음이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며 마르크스주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후기 보수주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73년에 출간한 ‘후기 산업사회의 도래’에선 제조업 중심 경제에서 기술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이 밖에 ‘교양교육의 개혁’(1966) ‘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1976) 등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