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인폴루션제로’ 창립, 유해 콘텐츠 차단 목표… 2월 100만 IZ약속 캠페인
입력 2011-01-27 17:49
네 살배기와 두 살배기를 둔 엄마가 NGO를 만들었다. 박유현(36·사진)씨가 대표로 있는 인폴루션제로. 인포메이션(정보)과 폴루션(오염)의 합성어로 인터넷상의 악성 콘텐츠를 차단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하나님의 형상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을 엄마가 방치하거나 때리는 경우가 있어요. 엄마가 자녀들을 망치는 것이죠. 엄마의 보호 아래 있을 때도 그런데 하물며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악성 미디어에 오염될 걸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력을 갖고 자립할 때까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고 싶어요.”
악플이나 게임중독 등 인터넷의 부작용은 흔히 개인의 책임으로 돌아가기 십상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주 하는 말도 “게임 좀 그만해라”인 경우가 많다. 박 대표는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개인 차원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인터넷의 문제점을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DNA 관련 박사학위를 받은 박 대표는 컬럼비아대 교수 자리를 거부하고 컨설팅 회사를 선택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사에 근무하면서 컴캐스트 등 굵직한 미디어 회사들의 컨설팅을 맡았다. 기존 신문이나 방송사들이 잇따라 뉴미디어 사업에 뛰어들면서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콘텐츠를 앞세운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잘 나가던 컨설팅 업체를 그만두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요한복음 1장을 통해 확신을 얻었다. 말씀도 곧 정보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거짓과 선정성에 맞서 깨끗하고 정직한 정보를 확산시키는 게 크리스천으로서 자신의 사명이라고 받아들였다.
박 대표는 지난해 6월 귀국해 인폴루션제로를 준비해 왔다. 몇몇 목회자와 교회의 지원으로 사무실도 얻고 특강도 했다. 다음달부터는 ‘100만명 IZ(인폴루션 제로) 약속’ 캠페인을 시작한다. 불쾌한 사이트나 악성 인터넷 콘텐츠를 홈페이지(infollutionzero.or.kr)에 있는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것이다. 이 자료들을 취합해 보고서를 만들고, 이를 통해 기업이나 정부정책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인터넷을 이대로 두면 사단이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 교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