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회건축상 후보지 찾아서-대구 동산교회] 단순·세련… 예배에 집중 효과

입력 2011-01-27 17:26


국민일보가 매년 주최하는 국민교회건축상 후보 교회가 선정됐다. 국민교회건축상 선정위원회는 최근 교회를 완공한 교회들 중 아름답고 은혜로운 성전을 건축한 다섯 교회를 탐방했다. 이 교회는 김포 예향교회(한도전 목사), 광명 늘샘교회(남무섭 목사), 대구 동산교회(박영찬 목사), 삼양제일교회(심영섭 목사), 은평제일교회(심하보 목사)다. 최근 신축 교회들은 웅장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벗어내고 지역주민들에게 친숙하고 부드럽게 다가가는, 자연친화적인 건축이 환영받고 있다. 국민교회건축상 후보 교회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종교부>

시공:예림종합건설·예일디자인그룹

1952년에 설립된 대구 동산교회(박영찬 목사)는 교회 건축에 대한 열망이 어느 교회보다도 높았다. 예배당 건물이 30년 전에 지어져 너무 낡고 협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교회당을 건축하기에는 기존 교회 부지(455평)가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재정 준비도 미비한 상태였다. 따라서 기존 교회를 매각한 다음 새로운 부지를 매입한 뒤 건축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동산교회는 이런 부담을 성도들의 신앙과 교회의 사명으로 극복해 아름다운 예배당을 마련했다.

박영찬 담임목사는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예배로 꼽는다. 이는 동산교회가 건축의 필요를 절실하게 느끼고 새로운 예배당 건립을 추진한 이유다. 기존 교회 건물에서는 주일예배 때마다 불편함이 많았다. 교회 역시 성장을 멈추고 정체된 상태였다. 특히 좁은 예배 공간에서는 이웃 초청과 같은 대규모 전도행사를 가질 수 없었고, 자녀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예배도 드릴 수 없었다.

새로운 교회 건축은 이 때문에 본당 예배실 규모를 가능하면 크게 설계했다(1200석). 본당 인테리어 역시 복잡하거나 화려함 대신 단순함과 세련미를 살려 성도들이 예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으로 건축이 필요했던 것은 다음세대를 위한 교육 때문이었다. 주일학교 학생들은 장년 신자들보다도 교육 공간에 더 민감하다. 그래서 넓고 깨끗한 공간에서 예배드릴 수 있는 부서실과 반별 성경공부를 위한 소그룹실을 많이 만들었다. 또 교육 공간을 식사모임, 전도회별 모임, 셀모임, 취미클럽 모임 등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대구 동산교회는 지역 주민을 위해서도 많은 배려를 했다. 특히 300석 규모의 콘서트홀, 갈릴리 채플이 대표적 공간이다. 극장식 의자와 대형 스크린, 특수음향과 조명시설을 갖춘 이곳은 주일에는 청년들의 찬양집회가 열리며, 평일에는 공연 공간이 부족한 지역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재롱잔치를 위해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 여름에는 매일 저녁마다 주민들을 위해 영화를 상영하고 음악회도 개최한다.

지역 주민을 위한 배려로 설치한 또 하나의 공간은 바로 ‘물댄동산’이라는 카페다.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안락한 소파를 비치해 주민들이 언제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박 목사는 “교회 건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며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가진 교회라도 모든 일을 주장하시는 하나님께서 건축을 책임지신다는 믿음이 없으면 절대로 건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으로 순종하면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교회 지도자들의 믿음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성도들의 하나 된 마음이다. 많은 교회가 건축 과정에서 성도들 간 갈등을 경험한다. 이로 인해 교회가 큰 시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박 목사는 “하나님은 거창하고 아름다운 건물을 보고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 성도들이 하나 된 마음을 보신다”며 “그런 차원에서 당회가 하나 되지 못하면 교회 건축은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산교회 건축에서의 복병은 오히려 지역 주민들의 반대였다.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건축허가조차나지 않아 수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평소 지역사회에 구제와 장학금 지급 등 봉사와 섬김의 사역을 했던 결과로 지역 여론이 교회에 호의적으로 변하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