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회건축상 후보지 찾아서-광명 늘샘교회] 균형잡힌 공간활용 뛰어나

입력 2011-01-27 17:25


국민일보가 매년 주최하는 국민교회건축상 후보 교회가 선정됐다. 국민교회건축상 선정위원회는 최근 교회를 완공한 교회들 중 아름답고 은혜로운 성전을 건축한 다섯 교회를 탐방했다. 이 교회는 김포 예향교회(한도전 목사), 광명 늘샘교회(남무섭 목사), 대구 동산교회(박영찬 목사), 삼양제일교회(심영섭 목사), 은평제일교회(심하보 목사)다. 최근 신축 교회들은 웅장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벗어내고 지역주민들에게 친숙하고 부드럽게 다가가는, 자연친화적인 건축이 환영받고 있다. 국민교회건축상 후보 교회들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종교부>

설계:코마건축·시공:㈜이공

“경기도 광명시 변두리 지역인 소하동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때만 해도 소하동은 허물어져가는 농가 주택이 여기저기 서있고 군데군데 빌라가 세워져있는 도농 복합 마을이었습니다. 그곳의 상가 지하에서 교회가 시작된 것입니다.”

1991년 늘샘교회를 설립한 남무섭 담임목사는 매년 여름에는 예배당에 고여 있는 물을 퍼내기에 바빴다고 회고했다. 교회가 부흥되기 시작한 건 개척 4년 후인 1995년. 당시만 해도 소하동이 논과 밭, 물웅덩이로 가득했지만 언젠가는 이 땅이 개발될 거라는 말을 듣고 논 500여평을 구입했다. 그리고는 그때부터 그 땅을 향해 기도했다.

기도는 14년 후 응답됐다. 2008년 그곳에 대단위 택지 개발이 시작됐고 8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또 종교용 부지를 추첨, 분양한다는 광고도 나왔다. 광명시뿐 아니라 주변 독산동, 시흥, 안양 쪽에 있는 교회들이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늘샘교회가 결국 당첨됐다. 세계적 금융위기 속에서도 하나님 은혜로 교회 건축을 완공하고 입당했다. 성도들의 기쁨과 감격도 남달랐다. 주변 교회와 지역주민도 놀라워했다.

남 목사는 교회 건축이 진행되는 동안 공간 활용을 중시했다. 이는 남 목사가 여러 교회를 다녀 보면서 얻은 결론이었다. 많은 돈을 투자해 큰 건물을 지었지만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은 예사였고 정말 필요한 공간임에도 너무 작았다. 또 예배당 특성상 많은 사람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동선이 협소해 불편을 겪는 사례도 많았다. 이 때문에 교회 건축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균형 잡힌 공간 활용이었다.

늘샘교회는 대예배실이 한 층으로 돼있지만 중이층의 느낌을 가질 수 있게 설계돼 마치 중이층 음악당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그래서 다른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전체 면적에 비해 식당과 교육관, 소그룹실이 상대적으로 넉넉하다. 교회 전체 비율에서도 예배실, 교육관, 식당, 소그룹실, 주차장이 각각 5분의 1씩을 차지한다.

남 목사의 이런 교회 건축 철학은 교회와 지역은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왔다. 아직은 지역 주민 왕래가 덜한 편이지만 향후 주민들의 발길이 잦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현재 교회는 지역주민을 위한 카페, ‘그릿시냇가’를 만들어 주민을 위한 만남의 장소로 제공하고 있다. 소그룹실에서는 각종 상담, 플라워 아트 같은 문화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교회건축의 기본 계획이 결정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설계와 시공이다. 남 목사는 건축 당시 이를 염두에 두고 설계회사와 시공회사를 놓고 기도했다. 그때 코마 건축 이은석 교수를 만나게 됐다.

남 목사는 “이 교수의 균형 잡힌 공간 활용과 소박하고 실용적인 교회 건축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끌렸다”며 “프랑스에서 유학하면서 한국교회 건축을 섬기고자 하는 사명감이 많아 기쁘게 설계를 맡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시공회사였던 이공건설은 교회건축 전문 회사로 다년간 많은 교회를 건축한 경험이 있었다. 이 회사는 낭비적인 요소를 정확하게 발견해 이를 시공 전에 절감 방안을 조율할 정도로 섬세했다. 또 설계와 디자인, 인테리어 같은 건축의 중심을 이루는 사업도 오랫동안 맡아 교회 건축에 관한한 내공이 있었다.

남 목사는 “회사의 자금력과 신용이 좋아 교회가 좋은 지불 여건에 맞춰 계획된 기간 안에 공사 계약금 증액 없이 순조롭게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며 “이는 교회 건축을 시작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늘샘교회는 개척하면서 지금까지 지역 노인을 위한 효도관광을 비롯해 다양한 섬김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개척한 지 3년째부터 제자훈련을 실시해 올해까지 16기 훈련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