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카지노재벌 '막장' 재산 분할 다툼
입력 2011-01-27 01:00
세계 최대 카지노 제국을 이끄는 마카오의 억만장자 스탠리 호(89) 일가의 막후 유산 갈등이 마침내 표면화됐다.
호가 소유한 마카오 카지노회사 SJM홀딩스의 지분 18%를 둘러싸고 재산 싸움이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홍콩에 상장된 이 주식에 대한 호의 지분은 시가로 환산하면 17억 달러에 달한다.
갈등은 SJM홀딩스의 모기업 STDM이 24일 “스탠리 호가 STDM 지분 3분의 1을 갖고 있는 랜스포드의 지분 절반을 셋째 부인에게 증여하고, 나머지 절반은 둘째 부인의 자녀 5명에게 배분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호는 4명의 아내로부터 16명의 자식을 두고 있다.
하지만 호를 대리하는 고든 올드햄 변호사는 다음날 “스탠리 호가 평소 재산을 모든 아내와 그 자식들에게 고루 상속하기를 원했다”면서 “둘째 부인과 셋째 부인이 재산을 강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재산 환수를 위해 법적 조치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26일엔 둘째 부인과 셋째 부인 측이 재반박에 나섰다. 양측은 홍콩에서 호의 친필 성명서를 공개하면서 “변호사가 더 이상 호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지분 이전은 자발적으로 이뤄졌고 최종안”이라고 주장했다. 홍콩주식시장에서 SJM홀딩스는 거래가 중단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 후계구도였는데 그게 현실화됐다”면서 “도박제국이 깨지는 것으로 결말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JM홀딩스는 17개의 카지노와 2개의 호텔 등을 보유하며 마카오 도박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