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쪽같이 사라진 명화 어디갔나 했더니… 미술관 직원이 슬쩍
입력 2011-01-26 18:28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26일 대한적십자사 유종하 총재가 맡긴 19세기 서양화를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로 국립현대미술관 전 작품관리팀장 정모(65)씨와 서양화 담당 직원 이모(5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5년 9월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하던 네덜란드 화가 알브레히트 쉔크(1828∼1901)의 유화 ‘이웃의 볏짚단’을 운송업체 화물차에 실어 정씨의 매제가 운영하는 인천 송도의 회사로 옮긴 혐의다. 그림을 회사 복도에 걸어놨던 정씨 등은 2007년 11월 회사가 부도나자 최근까지 매달 15만원을 주고 경기도 하남의 물류보관 회사에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당시 그림이 관리대장에 없어 누구 소유인지 몰랐다”며 “감사 때 문제가 될 것 같아 외부에 보관하다 나중에 주인을 찾으면 돌려주려 했다”고 진술했다. 정씨는 최근 경찰 수사로 소유자가 알려지자 지난 17일 아내를 통해 유 총재에게 경위를 설명하고 그림을 돌려줬다.
1989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약 2800만원에 그림을 구입한 유 총재는 98년 그림 일부가 훼손되자 국립현대미술관에 수리와 보관을 맡겼다가 분실 사실을 알고 지난해 9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