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새해 국정연설] 남북대화 앞두고 北에 ‘비핵화 진정성’ 압박
입력 2011-01-26 22:06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올해 국정연설에서 한국과 미국 간 2대 주요 현안인 북한 비핵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그 언급 내용은 원칙적이고 간략했다. 하지만 한·미 간 안보와 경제의 두 핵심 축에 해당하는 이슈들을 거론한 만큼 한·미 동맹이 군사적·경제적으로 굳건함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비핵화가 우선=한반도 안보 관련 언급은 동맹국 한국 지지 및 북한의 핵무기 포기 촉구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연말 초당적 협력으로 의회가 러시아와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비준했다고 거론하면서 북한과 이란 핵무기 문제를 언급했다. 이란이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사실을 적시하면서 북한에 ‘핵무기를 폐기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그는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한 데 이어 조만간 남북대화가 재개될 상황에서 북한에 핵 폐기와 관련된 진정성을 보일 것을 주문한 것이다. 지난해 국정연설 때는 핵무기 보유 추구로 “북한은 점점 고립에 직면하고, 더욱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제재·압박 의지를 분명히 밝혔었다. 올해는 최근 한반도 유화 국면 등을 감안, 원칙적인 언급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거듭 거론함으로써 최근 들어 한반도 이슈가 미국의 외교·안보 분야에서 우선순위에 놓였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시급해진 한·미 FTA=올해 국정연설이 경제 문제에 더욱 초점이 맞춰진 만큼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미 FTA 비준 문제는 보다 현실적이고 시급한 현안이다. 그는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미국 내 일자리의 최소 7만개 창출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미 FTA 비준을 공약 이행의 성과물로 과시하려는 측면도 있다. 지난해 국정연설에선 “한국·파나마·콜롬비아 같은 주요 교역대상국과의 무역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두루뭉술하게 언급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FTA 처리에 관한 의지가 지난해보다 훨씬 강해졌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관심을 모았던 ‘의회 비준 마감시한’은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 현재 조문화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의회 내 반대 의견이 아직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행정부 고위관리들은 최근 한·미 FTA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라고 수차례 언급하는 등 상당한 비준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조문화 작업이 끝나면 오바마 대통령도 의회 설득 노력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