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새해 국정연설] “제2 스푸트니크 순간에 와 있다” 분발 호소
입력 2011-01-26 18:28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5일 신년 국정연설 화두는 역시 경제였다. 집권 3년째를 맞아 후반기 국정 운영 청사진을 제시했다. 중도적 색깔 강화와 경제 회복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2012년 대선 승리는 물론 미국을 미래의 무한경쟁시대 승리자로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지금은 ‘스푸트니크’ 상황=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우리 시대의 ‘스푸트니크’ 순간에 와 있다”고 전제했다. 옛 소련이 1957년 미국에 앞서 위성을 쏘아올린 사실을 상기시키며 미국이 다시 경각심을 갖고 세계 제일의 국가로 우뚝 서야 한다고 미국민들의 분발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건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이 미국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 착근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미래의 승리는 우리 것이며,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민들에겐 창의적인 정신 발휘를, 정치권엔 당파적 차이를 떠난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정부는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와 혁신을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위해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다짐했다. 5년간 국방비와 노인의료보험 등을 제외한 정부 재량지출 부문의 예산 동결을 제안했다. 정부 재량지출 부문은 행정부가 정책 방향에 따라 지출 목적과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 가능한 예산이다.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4000억 달러(약 447조원) 지출을 감소시키겠다고 장담했다.
반대로 교육과 고속철도 건설, 초고속 인터넷 구축 등에는 정부지출을 늘리는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인 예산 운용 방침도 천명했다.
◇현안들은 의회와 협력할 것=오바마 대통령은 기업투자와 신규고용 촉진을 위해 재정적자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법인세 인하 추진 방침도 밝혔다. 공화당의 숙원인 법인세 인하와 정부 재정지출 축소 추진 의사는 다분히 중도파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는 또 2035년까지 핵발전소, 천연가스와 풍력 및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원으로부터 미국 전력수요의 80%를 충당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하원이 지난 19일 통과시킨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안에 대해선 단호히 반대했다. 대신 건강보험 관련 비용의 감축 방안을 의회와 협력해 찾겠다고 밝혔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선 ‘올해 마무리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스푸트니크(Sputnik)
옛 소련이 1957년 10월 4일 발사한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러시아어로 ‘위성’이란 뜻. 직경 58㎝, 무게 83.6㎏으로 안테나 4개와 무선 송신기 2개가 장착돼 있었다. 스푸트니크의 발사 성공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에 충격과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은 이듬해인 58년 미 항공우주국(NASA)을 창설해 정부 전체 연구개발 예산의 3분의 1을 쏟아부었다. 미국은 마침내 69년 달에 유인 우주선을 보냄으로써 소련에 역전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