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 연2회 수능 백지화 왜… “수험생 부담 가중” 지적에 밀려

입력 2011-01-26 21:58

교육당국이 대학수학능력시험 복수시행, 탐구영역 통폐합 등을 담아 지난해 8월 발표한 2014학년도 개편시안은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교육계에서는 ‘20년 만의 대수술’로 정의했다.

하지만 26일 확정된 수능 개편안은 현행 체제와 거의 유사하다. 이 때문에 학생 부담을 덜고 ‘사교육 파이’도 줄이겠다는 개편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편시안에서는 수능 복수시행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고교 3년간 공부한 결과를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평가받는 현행 방식을 바꿔 11월 중 보름 간격으로 두 차례 시험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수험생에게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줘 입시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의도였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1월 교사·학생·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복수시행에 찬성하는 의견이 반대보다 많았다.

하지만 교과부는 결국 복수시행 방침을 철회했다. 두 번의 시험이 오히려 수험생에게 학습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반영됐다. 복수시행이 시작되면 1·2차 시험 사이에 ‘단기 속성 족집게 과외’ 같은 사교육이 성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개편시안의 탐구영역 통폐합안도 관심을 끌었다. 사회탐구영역은 11과목을 6과목으로, 과학탐구는 8과목을 4과목으로 줄이고 이 가운데 한 과목만 선택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내용은 학계와 교원단체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국·영·수 위주의 입시교육만 강화시켜 학교 현장이 황폐화되고 교과의 독립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교과부는 11과목 중 3과목까지 보던 사탐은 10과목 중 2과목, 8과목 중 3과목을 치르던 과탐은 8과목 중 2과목을 선택케 하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개편시안에 담긴 주요 내용 중에는 ‘수준별 시험’만 살아남았다.

한편 교과부는 개편시안에서 존치 여부를 놓고 결론을 내리지 않았던 제2외국어·한문은 현행대로 수능에 반영하되 별도의 평가방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