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미생물도 ‘소셜 네트워킹’한다… 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박사팀, 해충 방어 과정 첫 규명

입력 2011-01-26 18:47

식물이 해충의 공격에 맞서 자체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뿌리 주위의 유용한 미생물과 긴밀히 대화하면서 유인하는 현상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규명됐다. 요즘 사회적으로 유행하는 ‘소셜 네트워킹’을 식물과 미생물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박사팀은 식물이 지상부에서 일어나는 해충의 공격을 지하부에 신호를 보내 면역력을 증진하는 세균과 곰팡이를 뿌리 주변부에서 유인하는 방법으로 밀도를 높임으로써 해충의 공격에 대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 생태학지 1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밭작물인 고추와 그 잎사귀에 서식하며 체액을 빨아먹어 성장을 방해하는 대표적 해충인 ‘온실가루이(whitefly)’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류 박사는 “식물이 식물뿐 아니라 미생물과도 대화해 해충을 퇴치하고 식물의 자체 면역력을 키운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으로, 방제가 힘든 해충을 농약 없이 퇴치하고 건강하게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