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학 강의 한동철 교수 “설날 함께 나누세요… 그럼 부자됩니다”
입력 2011-01-26 18:11
설 명절이 코앞이다. 이 즈음 가장 많은 덕담은 ‘부자 되세요’다. 그만큼 부자는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성경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너희의 온전한 십일조를 창고에 들여 나의 집에 양식이 있게 하고 그것으로 나를 시험하여 내가 하늘 문을 열고 너희에게 복을 쌓을 곳이 없도록 붓지 아니하나 보라’(말 3:10)
성경은 십일조를 내라. 그러면 복을 받는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말씀이니 온전히 믿는다. 하지만 실제도 그런지 궁금할 수 있다.
국내 처음으로 부자학을 만들고 부자를 연구·강의하고 있는 서울여대 한동철(52) 교수는 지난 24일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10의 1조가 아니라 10의 2조, 10의 3조를 내는 이들도 있는데 이들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복을 받더라”고 전했다. 한 교수는 2004년 서울여대에 부자학을 개설했다. 2007년 부자학연구학회를 창립했으며 초대회장이다. 부자에 관한 저서를 쏟아냈다. ‘부자도 모르는 부자학 개론’ ‘1% 부자를 잡아라’ ‘내 아이 부자 만드는 교육은 따로 있다’ ‘부자로 가는 스쿨버스’ 등이 있다.
-원래 부자에 관심이 많았나.
“성균관대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다. 부자와 관계있을 법한 경영학은 서울대대학원과 미국 세인트루이스대학교대학원에서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부자 고객을 상대로 하는 VIP마케팅이 주제였다. 귀국해서도 백화점 등 여러 기업과 같은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다 학교에서 색다른 과목을 주문하기에 부자학을 개설했다.”
-부자학은 무엇을 가르치나.
“부자가 되는 법과 부자로 사는 법을 다룬다. 가치 활용과 사회 만족을 말한다. 가치 활용은 부가가치를 늘리는 방법이다. 돈버는 법이다. 사회 만족은 부자가 된 이후 사회를 위하는 활동이다. 부자 되는 과정에서 이 사회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를 돌려주자는 것이다. 사회 환원이다. 더 나아가 다른 사람도 부자가 되도록 돕는 것이 포함된다. 보다 적극적인 개념이다.”
-사람들은 부자는 대를 잇는다고 생각한다. 아무나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아니다. 부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부자아빠도 대부분 가난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부자가 못 되는 이유는 뭔가.
“두 가지다. 집과 교육비 때문이다. 서울시 주택보급률이 110%가 넘지만 30∼40%는 집이 없다. 이들은 평생 집값 쫓아가기 바쁘다. 돈을 모으고 모아도 집을 사지 못하고 주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부동산 가격은 오르고 돈의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이다. 집값은 10년 지나면 두 배가 되지만 돈의 가치는 반으로 떨어진다.”
-그것을 누가 모르나. 하지만 돈이 없는데 어떻게 집을 사나.
“맞다. 집이 문제라는 것은 다 안다. 그러니까 집을 사라.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요즘 엉뚱한 소리일 수 있다. 대출받아 일단 집부터 사길 바란다. 우리나라 전체 자산의 부동의 1위가 부동산이다. 거품은 강남 쪽 일부 지역이다. 길게 보면 집값은 안 떨어진다. 반면 화폐 가치는 경제가 발전할수록 더 급격히 떨어진다. 이자 부담보다 집값 상승폭이 더 크다.”
-교육비는 어떻게 하나.
“우리나라 1500만 가구의 가구당 평균 재산이 2억7000만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대학까지 졸업하는데 보통 2억6000만원이 든다고 최근 발표했다. 아이 하나 키우면 모든 재산이 없어지는 것이다. 결혼을 늦게 하고 집을 빨리 사야 한다. 저출산 시대에 욕을 먹을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정부의 교육정책이 변해야 한다.”
-집과 교육비 해결로 부자 되는 것은 아닐 텐데.
“진짜 부자가 되는 방법을 세 가지 꼽겠다. 먼저, 생각을 바꿔라. 부자는 돈 즉, 물질의 문제,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정신의 문제다. 부모가 장애인인 아홉 형제가 있었다. 조건은 똑같았지만 이 중 한 사람만 부자가 됐다. 외적 요인이 부자를 만드는 게 아니다. 어떤 생각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두 번째는.
“목표를 세우면 포기하지 마라. 그러면 부자가 될 수 있다. 사법고시 17번 만에 붙은 친구도 있다. 16번째에서 포기했다면 합격의 열매는 맺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 방법은.
“남들이 다 하는 것은 하지 마라. 예를 들어 모든 국민이 대학에 가겠다고 목을 맨다. 대학은 학문하는 곳이다. 의사, 간호사가 되려면 당연히 대학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굳이 갈 필요 없다. 대학을 나와 결국 부자를 꿈꾼다. 하지만 대학과 부자는 전혀 상관없다. 내가 만난 부자 중에 종졸 고졸도 많다.”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달라.
“절약이다. 절약해서 종자돈을 만들어라. 외식 쇼핑 등을 즐기면 남는 게 없다. 결혼하고 부모와 함께 살아라. 내 소설 속에 나오는 발명가 봉규철은 지독한 구두쇠다. 그는 열네 살 때 팬티를 사려고 시장바닥을 뒤졌다. 손수레에서 ‘사각팬티 4장 만원, 숙녀팬티 천원’이라는 글귀를 보고 여성용 팬티를 한 장 샀다.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싸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최근 소설책을 펴냈다. ‘벤츠와 감자탕’이다. 등장인물 박형태 교수가 한 교수 본인이다. 논픽션이지만 많은 실제 인물이 모델이 됐다. 봉규철도 그중 한 사람이다. 소설은 부자와 빈자의 소통을 다룬다. 부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부자와 빈자의 소통방법은 뭔가.
“결혼이다.”
-진심인가.
“가난한 이와 부자의 결혼이야말로 최고의 소통 방법이다. 물론 다 그럴 수는 없다. 그러니까 사회만족이 필요하다. 소설에서는 사회를 만족시키는 방법으로 사회적 기업 설립을 제시했다.”
한 교수는 이런저런 일로 부자들과 자주 만난다. 부자들이 연락해 온다. 다른 부자는 어떻게 돈을 관리하는지, 요새 부자는 뭐에 관심이 많은지, 상속은 어떻게 하며 자녀 결혼은 어떻게 시키는지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부의 건전한 대물림 방법은.
“아파트를 사서 자녀 명의로 한다. 이 아파트를 담보로 절반 정도 대출을 받게 한 후 회수한다. 이 돈은 자녀의 이름으로 펀드에 가입한다. 그러면 자녀는 아파트 값 절반을 갚으려고 애를 쓴다. 자립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녀가 후에 목돈이 필요하면 그때 펀드를 내민다.”
-크리스천 부자도 많이 알 텐데 특징이 있나.
“어떻게 부자 됐냐고 물으면 대답이 한결같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셨다고 말한다. 본인 능력을 말하는 이는 한 사람도 없다.”
-성경에 십일조를 하면 복을 받는다고 했는데.
“대부분 철저하다. 헌금은 많이 할수록 복을 더 받았다. 10의 3조를 드리는 부자도 봤다. 금융대출사업을 하는 분이다. 부인이 어느 날 10의 3조를 내겠다고 했다. 남편은 미쳤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수입이 어마어마해졌다고 한다. 십일조에 따른 축복은 교회의 크기, 위상, 평가 등에 전혀 관계없더라. 일년 내내 시끄러운 교회에 십일조를 드려도 복은 받는다. 이를 보면서 하나님이 살아계신다고 확신하게 됐다.”
-헌금 이외의 신앙생활은 어떤가.
“새벽기도를 많이 드린다. 부자들과 만나면 새벽기도 얘기를 많이 한다. 지난주에 만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오후 8시가 되자 일어났다. 다음날 새벽예배에 가야 한다고 했다. 긍정적인 사고도 특징이다. 또 눈길을 끄는 점은 자녀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 ‘우리 애가 기독교 신앙을 통해 잘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사회 만족은 이 사회를 섬기려는 기독교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맞다. 장애인 노숙인 미혼모 등을 돕는 것이다. 바라고 싶은 것은 이들에게 ‘고기’를 주지 말고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다. 교회는 인프라가 있다. 교육관 선교관을 평일에 활용,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가내수공업 공장 등으로 활용하면 좋겠다.”
-기독인 개인이 추구하는 사회 만족은 어떤가.
“최우선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복된 소식을 전하는 것이 이 사회를 위하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다, 하나님이 부자를 만드시는 이유가 바로 선교를 위해서다.”
-사회 만족이 잘 실천되지 않는 이유는 뭔가. 이 개념은 이전부터 있었다.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은 부자는 많다. 그런데 잘 안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다. 한곳에 기부하면 다른 곳의 요청이 쇄도한다. 문화로 정착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이날 한 교수는 다음 달 8일 서울 대치동 세텍에서 열리는 부자강연회 현장점검을 했다. 부자학연구학회는 매년 부자강연회를 열고 있다. 이번에는 ‘존경받는 미래의 부자가 됩시다’를 주제로 오정순 수재학원 이사장, 류시문 한맥도시개발 회장, 박형문 녹십초 회장, 노재천 백산주류 대표이사를 강사로 세웠다. 이들은 사회 만족을 실천하는 부자들이다. 부자 되는 법뿐만 아니라 부자로 사는 법을 공유한다.
취재 현장에서 한 교수의 부자학 제자 몇 명을 만났다. 이들 대학생은 중국에서 보이차를, 이탈리아에서 명품을 수입해 인터넷으로 판매했다. 펀드에 가입해 25% 수익률도 자랑했다.
-서울 종암교회(김성욱 목사)에 출석한다고 들었다.
“아내가 독실하다. 장인 사업이 망했다고 하니까 좋아하더라.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는 기회라고. 지금도 오전 5시에 일어나 성경 읽고 기도한다.”
-한 교수 본인은 부자인가.
“내가 바라는 부자는 마음의 부자다.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가로등불로 지내는 서울 노량진 할머니가 있다. 그분은 그렇게 아껴 억대를 기부한다. 이런 분이 진짜 부자다.”
글 전병선 기자·사진 홍해인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