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G 하이브리드’냐 ‘클린디젤’이냐… 차세대 저공해 시내버스 각축전
입력 2011-01-25 18:19
‘차세대 저공해 시내버스’ 도입을 앞두고 정유업계와 환경부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정유업계는 ‘클린디젤 하이브리드’ 버스를 내세워 압축천연가스(CNG) 버스가 85%를 차지하는 시내버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를 발생시키지 않는 CNG 버스가 도심 대기오염을 해결할 방법이라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CNG는 깨끗하다=환경부는 25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CNG 하이브리드 버스 출시행사를 열었다. 내리막길이나 감속 구간을 주행할 때 충전해 뒀다가 출발·가속·오르막 구간에서 엔진과 함께 전기모터를 구동해 효율성을 높이는 원리다. 대당 1억6500만원 정도로 현재 운행 중인 CNG 버스(대당 9800만원)보다 비싸지만 연비가 30% 정도 개선돼 연간 1200만원 정도 연료비 절감효과가 있다. 여기에 대당 보조금 4000만∼5000만원을 지급하면 CNG 하이브리드 버스 보급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 이규만 교통환경과장은 “단계적으로 전국의 모든 시내버스를 CNG 하이브리드 버스로 교체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소-CNG 하이브리드 버스 기술개발 및 보급을 유도해 CNG 버스의 환경개선 편익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가 CNG를 선택한 이유는 99% 이상이 메탄가스 등 탄화수소로 구성돼 연소과정에서 매연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 환경부는 수도권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매연을 내뿜는 경유차를 지목했고 노후 경유차 폐차, 매연 여과장치 부착 등의 대책을 펼쳤다. 2000년부터는 CNG 버스 보급 정책을 추진했고, 현재 전국 시내버스의 85% 정도인 2만6000대가 CNG 버스로 교체됐다.
◇요즘 경유 좋아졌다=정유회사의 모임인 대한석유협회는 지난해 12월 ‘클린디젤 하이브리드 버스’ 공개 행사를 열었다. 클린디젤이란 고도화된 정유시설을 이용해 황 함량을 대폭 낮춘 경유를 연료로 다단분사방식(CRDi), 매연여과장치(DPF),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등 각종 기술을 도입해 연비는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은 줄인 경유차를 말한다.
클린디젤 하이브리드버스는 대우버스와 한국기계연구원 대한석유협회가 공동개발해 2012년까지 8대를 시범운행키로 했다. 현재 운행 중인 CNG 버스보다 연비는 40% 높이고, 온실가스는 20%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등을 초청해 ‘클린디젤 글로벌 포럼’ 행사를 국회에서 개최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93년 2000ppm 수준이었던 경유 속 황 함량은 2009년 10ppm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료 자체가 깨끗해져 오염물질 발생이 줄었고, 후처리 장치를 이용해 매연을 걸러내기 때문에 오염 유발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다. 폭발사고를 일으킨 CNG 버스와 달리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장점도 내세운다. 정유설비 고도화에 따라 경유 생산량을 늘어났지만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 등의 수요량이 줄어 내수 판로를 확대해야 한다는 정유업계의 전략적 접근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