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4세대 이동통신 ‘LTE-어드밴스드’ 세계 첫 시연] 시속 350㎞ 車에서 3D TV 본다

입력 2011-01-26 00:44


최대 600Mbps의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어드밴스드(Advanced)’ 시스템이 국내 기술로 개발돼 세계 최초로 시연됐다. 600Mbps는 700메가바이트(MB) 용량의 CD 1장을 9.3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LTE-어드밴스드 기술이 상용화되는 2014년이면 350㎞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3D, 풀HD 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를 지금보다 4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25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한 초고속 4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차를 타고 연구원 건물 주변을 40㎞ 속도로 이동하면서 3D와 풀HD 영상을 시청하고 영상통화를 하는 서비스 등이 시연됐다. 시연 도중 영상이 한두 차례 끊기기도 했지만 감상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LTE-어드밴스드는 세계 이동통신 시장의 70∼80%를 차지하는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계열의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3.9세대 LTE에서 진화된 기술이라는 뜻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 등장으로 데이터 통화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현재 3세대 이동통신 기술(HSDPA·고속하향패킷접속)로는 이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삼성, LG를 비롯해 미국 퀄컴, 중국 화웨이,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 글로벌 기업들은 초고속 인터넷 기술개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실내외에서 진행된 시연회에서 데이터 전송 속도를 측정한 결과 최대 600Mbps(40㎒ 대역폭 기준), 실제 환경의 유효 데이터 전송 기준으로도 440Mbps를 기록해 현재 3세대 이동통신보다 최대 40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7월부터 상용화될 3.9세대 LTE보다도 6배 빠른 속도다. 이는 700MB 용량의 CD 1장을 내려받는 데 HSDPA가 약 6분30초가 걸린다면 LTE 어드밴스드는 9.3초 만에 가능함을 의미한다.

ETRI는 지경부 지원을 받아 2006년부터 총 644억원의 예산과 470명의 연구인력을 투입해 시스템(단말기, 기지국 등) 구현에 필요한 기본적인 무선통신방식, 제어신호 및 데이터의 장치 간 전달방식, 네트워크 간 전달방식을 개발했다. 현재까지 500여건의 국제 및 국내 특허를 출원하고 핵심 표준특허 24건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흥남 ETRI 원장은 “원천기술 확보로 4000억원 이상의 기술료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2015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업체들은 단말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40%, 기지국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15%의 점유율을 기록해 총 363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대전=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