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테러 왜 자주 발생하나… 北캅카스 정책 실패가 禍 불러

입력 2011-01-26 00:50


러시아에선 지난 10여년간 공공시설을 노린 폭탄 테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 해외 언론은 1994년과 99년의 체첸 전쟁에 따른 갈등을 주원인으로 꼽고 있다.

215명의 사상자를 낸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도모데도보 공항 폭발 사건은 자살폭탄 테러범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현장에서 머리가 발견된 30대 아랍계 남성의 출신 지역인 북(北)캅카스를 테러 배후로 지목했다.

러시아 하원 안보위원회 부위원장 마고메드 바하예프는 “북캅카스의 다게스탄 및 잉구셰티야 공화국에서 러시아 특수부대가 수행하고 있는 대테러전에 대한 보복일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경찰과 연방보안국(FSB)은 지난해 12월 다게스탄 공화국에서 테러를 모의 중이던 반군 12명을 제거했다.

북캅카스는 러시아 남부에 있는 캅카스 산맥 북쪽 지역으로 이슬람 문화권이다. 이곳 7개 자치공화국 중 체첸·잉구셰티야·다게스탄의 반군들은 분리독립을 주장하며 테러를 자행하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러시아의 북캅카스 정책이 실패했다고 입을 모은다. 러시아는 자치정부에 친러파 대통령을 앉힌 뒤 반군에 강경책을 구사해 왔다. 반군은 부패한 자치정부에 환멸을 느낀 젊은층의 호응 속에 세력을 빠르게 확장하는 실정이다.

최근 이곳 반군들은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손잡고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 이들은 모스크바에 테러를 가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러시아 전역에서 일고 있는 인종차별 시위 등 사회적 불안도 테러의 배경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정치 혼란이 겹칠 경우 테러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