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럽고 따순 흙’으로 돌아가다… 故 박완서씨 1월 25일 조촐한 영결식

입력 2011-01-25 18:30

지난 22일 별세한 소설가 박완서씨의 장례식이 25일 오전 10시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성당에서 천주교식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최근 내린 폭설과 강추위 속에서 치러진 장례식에는 큰딸인 작가 호원숙씨 등 유가족과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 이근배 시인, 소설가 박범신 등을 비롯해 정과리 조선희 정종현 민병일 이경자 강영숙 심윤경 등 문인들과 양숙진 현대문학 대표, 강태형 문학동네 대표, 김영현 실천문학사 대표 등 여러 문학계 인사들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의식은 권위와 허세를 버린 삶을 살았던 고인의 생전 모습처럼 소박하게 진행됐다. 앞서 오전 8시40분부터 빈소인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도 문인들의 조사나 추모사 낭독 등 별도 의식 없이 치러졌다.

고인의 유해는 23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 아들이 잠들어 있는 경기도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로 운구되어 안장됐다. “노구지만 그 안의 상처는 청춘”이라던 노작가는 “씨를 품은 흙의 기척은 부드럽고 따숩다. 내 몸이 그 안으로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아진다”던 그의 말처럼 세상의 상처를 모두 지우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정철훈 선임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