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나눠주는 목사님들… 목회자 5인, 하루 품 팔아 나눔운동 펼쳐
입력 2011-01-25 17:41
“크나 작으나 거저 주는 것이 감사해요. 작으면 한 입 덜 먹으면 되니까 걱정 마세요.”
25일 오후 인천 십정동 경인전철 동암역 남광장 횡단보도 건너편에 임시로 설치된 포장마차에서 목회자들로부터 호떡을 받아든 강종순(74)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생각나니 호떡을 하나만 더 달라”고 말한 뒤 연신 감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운영(71) 할머니는 “목사님들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 오뎅이 참 맛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70대 노인들은 친구들에게 주고 싶다며 호떡 3개를 주문하기도 했다. 호떡을 받아든 노인들에게 최영섭(53·인천 구월동 마을안교회) 목사는 “사는 게 고생이지만 먹고 힘내세요”라며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포장마차는 지난해 3월부터 1개월에 하루씩 막노동판에서 일해 그 수익을 사회에 내어놓는 30분의1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수도권의 작은 교회 목사 5명이 마련해 이날 첫선을 보인 것이다.
최 목사를 비롯 인천 만수동 우리들교회 박홍길, 계산동 평안교회 노우수, 경기도 김포 세계로교회 심상근, 의정부 새비전교회 정성환 목사는 노동을 통해 얻은 소득으로 이날 가난한 이웃 수백명에게 호떡, 계란, 어묵 등을 제공했다. 조만간 수도권의 다른 장소에서 한번 더 호떡 나눔 행사를 열 예정이다.
최 목사 등은 시민들에게 나눠준 유인물을 통해 “1개월에 하루씩 우리는 막노동판에서, 시장 바닥에서, 주유소에서, 식당에서 1일 노동자가 될 것”이라며 “이 운동을 통해 성도들이 처한 실제적인 삶의 현장을 체험하고 가난한 자들을 돌아보는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