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人터뷰-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박진감 넘치는 단체전·프로투어 등 구상

입력 2011-01-25 17:25

조정원 총재는 별다른 취미가 없다고 했다. 과거에는 산도 오르고 말도 탔다지만 말과 함께 찍은 액자속 사진에서 과거의 취미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가끔 서울 성벽 옆으로 나있는 둘레길을 걷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라고 했다.

그의 관심은 온통 태권도에 머물러 있는 듯 했다. 지난해 태권도 관련 해외출장만 18차례에 이를 정도다. 공식적인 출장일수를 136일로 기억했다. 오고 가는 날을 보태면 160일 정도를 태권도 출장으로 보냈으니 다른 세상사가 끼어들 여지가 없어 보였다. 그냥 적당히 세계태권도 수장으로서 그 자리를 즐길 수도 있지만 완벽주의에 가까운 성격상 그러지를 못하는 것 같았다. 해외출장에서 돌아오면 그날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을 정도.

그는 태권도가 국제무대에서 어려웠던 시기를 힘들게 헤쳐왔다. 전자호구 채택, 차등점수제 도입 등은 그가 WTF에 오기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그것을 밀어붙인 것은 분명 그의 공로다. 그는 여전히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태권도를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격투기로 만든다는 생각이다. 단체전 구상, 프로투어 활성화, 클럽대항전 등이 요즘 그의 뇌리에 머물러 있는 듯 했다.

그에게 태권도는 무엇일까 물어봤다. 생뚱맞게도 “Taegwondo is my life.(태권도는 내 인생)”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 태권도의 무엇이 가슴을 설레게 하느냐고 되물었다. “태권도는 무궁무진한 국위선양 콘텐츠다.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고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스포츠다.” 다소 시적이고 감성적인 답변을 기대했지만 교수출신 다운 이성적 대답이 돌아와 조금은 싱거웠다. 그 정도로 일했으면 은근히 IOC위원이 욕심나지 않느냐도 물었다. “IOC위원은 결원이 생겨야 하고 국제경기단체의 순서 같은 것이 있어서 욕심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IOC위원보다 국제경기단체장이 훨씬 일할 맛이 난다”며 딴청을 피웠다.

서완석 부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