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서 못 참겠다” “인정할 수 없다”… 식지않는 춘천 입학 재배정 파문

입력 2011-01-24 21:32

전산자료 입력 오류로 재추첨이 실시된 강원도 춘천시 여자 중학생 입학 재배정 파문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24일 춘천교육지원청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재추첨 결과 자녀의 학교가 선호학교에서 비선호학교로 바뀐 학부모들은 춘천교육청 홈페이지에 ‘분해서 못 참겠다’,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격한 감정이 실린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춘천교육청 민원실에도 하루 평균 수십 통의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3차 추첨을 하거나 당사자 간 합의 시 배정된 학교를 바꿀 수 있도록 해달라는 민원도 줄을 잇고 있다. 배정 결과가 뒤바뀐 일부 학부모는 지난 주말과 휴일 춘천교육청을 항의 방문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재추첨으로 배정결과가 달라진 학생은 전체 여중생 1687명의 26.6%인 450명이다. 학부모 이모(42·석사동)씨는 “알고 지내던 학부모가 배정된 학교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해서 교육청에 문의했는데 ‘규정상 안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춘천교육청의 실수로 인해 재추첨이 실시된 만큼 3차 추첨을 하거나 당사자 동의에 의한 배정학교 교환 등 구제방안이 마련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춘천교육청은 곤혹스런 모습이다. 거듭된 사과와 함께 통학버스 개설이라는 대책에도 불구하고 반발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학부모는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춘천교육청 관계자는 “담당자의 뜻하지 않은 실수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상처를 주게 돼 죄송하다”며 “그러나 추첨을 통해 결정된 학교를 다시 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춘천=정동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