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보상운동, 2·28 민주화운동 격동기 대구 한눈에… 대구근대역사관 문 열었다

입력 2011-01-24 20:57

‘격동의 시대’였던 근대기 대구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대구근대역사관’이 완공돼 시민에게 공개됐다.

대구시는 24일 포정동 옛 한국산업은행 대구지점 자리에서 대구근대역사관 개관식을 가졌다.

이 건물은 1932년 일제가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으로 세운 건물로 한때 일제의 한반도에 대한 금융지배와 식민지 수탈의 상징이었다. 현재는 대구시 유형문화재 제49호로 지정돼 있다.

대구근대역사관은 전체면적 1971㎡,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체험학습실, 문화강좌실, 도서실 등을 갖추고 있다. 먼저 1층 상설전시실에는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주권 수호운동인 국채보상운동의 전개 과정을 비롯해 3·15 마산의거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 민주화운동 등 대구의 주요 근대역사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이병철 삼성창업자 등 주요 인물들이 시대별·주제별로 소개돼 있다.

또 대구역의 변천사와 일제에 의한 대구 전통도시의 변화, 이상화와 현진건 등 지역 출신 문인들의 작품세계, 이인성 등 지역 출신 화가의 미술 활동, 근대 교육기관의 역사, 대구사과·섬유 등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의 변천, 서문시장과 약령시의 역사 등에 관한 자료도 전시됐다.

대표적인 전시 유물로는 옛 대구읍성의 성돌과 국채보상운동기성회 취지서가 게재된 1907년 2월 27일자 대한매일신보, 최계란이 부른 대구아리랑 음반, 현진건의 소설 ‘운수 좋은 날’ 등에 등장하는 인력거 등이 있다. 2층은 체험학습실과 30석 규모의 문화강좌실, 400여권의 역사 서적 등을 갖춘 도서자료실, 기획전시실 등으로 꾸며졌다.

2009년 12월 착공해 1년여 만에 완공된 이 건물 공사에는 93억4000여만원이 들어갔다. 시는 개관기념으로 31일까지 대구근대사진전을 연다. 사진전에는 영남제일관, 경상감영, 대구역, 서문시장 등 옛 모습을 담은 근대사진 102점이 전시된다.

시 관계자는 “대구 근대사의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서는 물론 도심 관광의 중요한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