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피랍선 대조적 표정-금미305호] “정부서 연락 안해 자포자기”

입력 2011-01-24 18:44


100여일 전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금미305호(선장 김대근·55) 한국 선원들의 구명을 정부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미305호(241t급) 케냐 현지대리점 사장인 김종규(59·사진)씨는 24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10월말 이후 정부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없이 홀로 협상을 추진했으며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특히 김씨는 “지난해 10월 9일 금미305호 피랍 후 외교통상부와 국토해양부 등에서 두 차례 전화를 걸어와 ‘G20회의 후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한 뒤 지금까지 일절 연락이 없다”며 “당시 정부 관계자들의 요청으로 언론 접촉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최근 확인한 결과 선장과 김용현(68) 기관장, 중국인 2명, 케냐인 39명 등 43명을 태운 금미305호는 소말리아 해적 본거지인 하라데레항에서 3㎞쯤 떨어진 해상에 108일째 억류돼 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8일까지 20여 차례 선장 및 해적과 통화했다”며 “해적들의 요구는 오직 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적들이 김 선장을 24시간 잠도 재우지 않고 협박과 폭행을 일삼고 있다”며 “기관장이 말라리아로 고통 받고 있으나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그동안 해적들의 석방 요구금이 600만 달러에서 40만∼60만 달러까지 내려갔다”며 “금미305호 선사의 부도로 자체 해결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해적들 심리전 등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모든 걸 검토하고 선장 및 대리인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