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 이후] 軍, 선박 안전 고심… “해운사들 자구노력도 병행돼야”

입력 2011-01-25 00:36

삼호주얼리호 구출과정 이후 소말리아 해적들이 보복을 하겠다고 나서 우리 선박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군은 당분간 한국 선박에 대한 집중적인 납치 기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미 5함대가 지휘하고 있는 연합해군사령부에 집중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최영함의 선박호송 임무 횟수를 늘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24일 국방부 기자실을 방문, “소말리아 해적들이 우리 어선에 대해 추가적인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첩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현재 우리 해군의 여력상 최영함 이외에 추가로 함정을 파견하는 것은 힘들지만 함정의 무장을 보완하고 앞으로 이 해역에 파견될 함정의 경우 구출 훈련을 강화하는 등의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 호송이나 피랍어선 탈환 등을 위한 해외 작전을 위해서는 최영함(4500t급)과 같은 한국형 구축함이 필요하지만 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한 것은 6척에 불과하다. 정비와 교육훈련을 위해 평소 2척은 운항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동해와 서해 남해에 각각 1척씩 경계근무를 서게 되면 여력이 1대에 불과하다

반면 소말리아 해적의 선박 납치는 2008년 111건에서 2009년 217건, 2010년엔 9월까지 289건이 발생했고 무장 강도도 날로 강화되고 있다. 해적들은 투자자금을 모집해 고속정과 로켓포로 무장하는 것은 물론 위성항법장치(GPS)까지 달고 해적질을 한다. 케냐 외무부에 따르면 해적들은 연간 1억5000만 달러씩 벌어 투자자들에게 배당금까지 주고 있다. 해적들의 활동영역도 확대돼 다국적군의 활동지역을 벗어난 곳까지 진출해 납치행위를 하고 있다. 게다가 청해부대에 소속된 구축함 1척으로 보호할 수 있는 상선은 제한된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소말리아 해역을 지나간 한국 관련 선박은 925척에 달하지만 청해부대의 보호를 받는 선박은 13%인 120척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들은 정부와 유엔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홍근(53) 이사는 “해적을 근본적으로 퇴치하려면 각국이 연합함대를 조성해 해적이 자주 출몰하는 해안을 봉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 이사는 “유엔이 나서 무력 사용에 대한 세칙을 마련하고 연합함대를 동원해 해적을 완전히 제압하려는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형 선박회사 역시 해적 퇴치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아덴만 등 위험 해안에서 연합해군의 호위가 불가능할 경우 보안요원을 배치하고 있다”며 “삼호주얼리호 사건을 계기로 경계근무를 강화하고 소화 호수를 이용한 살수 및 해적 퇴치 훈련도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국방장관은 “해운사들의 자구노력으로 대피처 등이 마련될 경우 군이 보다 효과적으로 작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