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 이후] 가족·회사가 전하는 석 선장 “용기있는 아버지… 걱정 한번 안끼친 효자”

입력 2011-01-24 18:36

“선원과 배를 자신보다 소중하게 여기신 아버지, 책임감 강한 남편, 효자 아들….”

‘아덴만 작전의 영웅’으로 복부에 관통상을 입고 수술 후 치료 중인 삼호주얼리호 석해균(58) 선장의 가족들은 24일 석 선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석 선장의 아들 현수(31)씨는 “아버지는 과묵하고 자상하면서도 늘 본분을 강조하셨다”며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순간에도 묵묵히 선장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한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수씨는 “어머니께서 아버지가 치료받고 있는 오만 병원으로 가고 싶어해 선사 측에 뜻을 전달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아버지와 선원들이 모두 무사할 수 있도록 애써 준 해군 장병 등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석 선장의 부인 최진희(59)씨는 “남편은 자식들에게 항상 자기 삶을 버릴 줄 아는 용기와 강한 책임감을 강조했다”며 “하루빨리 건강이 회복되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석 선장의 아버지(83)와 어머니(79)는 “한번도 부모 걱정을 시키지 않았던 해균이가 먼 타지에서 이렇게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빨리 나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야 편히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삼호해운 관계자는 “석 선장은 단 한번도 운항 스케줄을 어기지 않았고 화물 운송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클레임이 들어온 적도 없었다”며 빠른 쾌유를 빌었다.

3남2녀 중 장남인 석 선장은 가난 때문에 실업계고에 진학, 졸업 후 해군 부사관이 됐다. 5년간의 군 복부 후 선원 생활부터 시작해 2등 항해사, 1등 항해사를 거쳐 2000년 꿈에도 그리던 선장이 됐다.

한편 오만 살랄라의 술탄 카부스 병원에서 2차 수술을 앞두고 있는 석 선장을 돕기 위한 헌혈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석 선장은 부상 당시 복부와 팔, 다리 등에 모두 3발의 총탄을 맞았으며 이 중 1발은 1차 수술에서 제거됐다. 몸속에 남아 있는 2발의 총탄 제거 수술을 위해 혈소판 수혈이 필요하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현지에 진출한 삼부토건 오만지사 임직원들과 군의관, 해군 장병, 국내 각 언론사 취재진 등이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