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 死因은 떼죽음 전조?… 울진서 또 1마리 사체 발견

입력 2011-01-24 18:30

“사인은 아사(餓死)로 추정됩니다. 지난해 떼죽음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식지 보존 대책이 시급합니다.”

지난 17일 경북 울진군에서 발견된 죽은 산양을 보고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내린 결론이다. 산양이 민가 주변에서 발견됐고 사체에서 다른 동물에게 물어뜯긴 흔적 외에 손상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눈이 쌓여 먹이를 찾기 어려웠던 산양이 헤매다 굶주림에 쓰러져 죽었다는 분석이다. 녹색연합은 산양 서식실태 조사, 계류장 설치, 수의사 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올무에 걸려 희생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먹이 부족이 일어나기엔 이른 시기입니다. 떼죽음과 연결짓는 것도 아직은 무리입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현장으로 직원들을 급파해 사체를 수습하고 탐문을 벌였다. 그 결과 올무에 걸려 죽어 있는 산양을 발견한 주민이 뒤늦게 올무를 풀어놨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대구청은 죽은 산양을 유전자원은행으로 보내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직무유기’라는 녹색연합의 지적에는 “산 속에 먹이 공급대 5곳을 설치했고 탈진한 개체를 치료할 임시 계류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항변했다.

지난해 3∼5월 울진군 일대에선 죽은 산양 22마리가 차례로 발견됐다. 산양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엄격히 보호된다. 당시 1주일이 멀다하고 산양의 사체가 발견되자 환경부는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대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기아와 탈진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먹이가 부족한 산 속을 헤매다 지쳐 쓰러져 죽었다는 것이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