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시대 열리다-⑥ 차이메리카의 과제 (끝)] 협력 대신 패권 선택땐 新냉전시대 도래 우려
입력 2011-01-24 18:29
미국과 중국(G2)에 의한 차이메리카(China+America) 시대가 2011년 1월 역사적인 개막을 세계에 알렸다. 양국은 지난 19일 정상회담에서 전 세계 주요 현안들을 협력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협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차이메리카의 국제사회는 미·중의 협력과 갈등에 따라 심하게 요동칠 전망이다.
◇협력적 관계는 국제사회에 ‘훈풍’=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4일 “중·미가 손잡고 발전하는 건 세계에 좋은 소식”이라며 오스트리아 빈데일리가 리처드 트래플 빈대학교 교수를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다. 트래플 교수는 기후변화 협약 등 각 분야에서 미·중 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세계를 향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사회는 긍정적인 평가에 무게를 실었다. 프랑스 파리정치학원 아시아연구센터는 “이번 양국 협력구도가 국제 경제금융개혁을 선도하고 거시경제정책의 협력을 이끌며 글로벌 경제무역환경 개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케냐 나이로비 주재 아프리카무역센터는 “미·중이 모두 아프리카와의 관계강화를 희망해 왔다면서 미·중 교류 확대가 아프리카 발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브라질의 중국아태문제연구소도 “중국이 금융개혁의 필요성을 수차 강조해 왔다”며 “중·미 교류 확대가 개도국의 금융위기 회복 및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양국 간 협력과 발전은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외교·안보적 측면에서도 국제사회에 훈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남북한 고위급 군사회담이 성사되는 등 한반도 긴장완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각국의 활동도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패권경쟁은 국제사회에 ‘재앙’=차이메리카의 절대적 군림은 자칫 국제사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율과 무역불균형, 인권 등 상호 민감한 분야에서 미·중이 사사건건 갈등과 마찰을 일으킬 경우 그만큼 국제사회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건 분명하다. 세계 경제 1, 2위인 두 나라 간 무역갈등은 회복기에 접어든 세계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게 국제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 나라 간 패권다툼이 벌어질 경우 신(新)냉전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 특히 군사력 경쟁은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의 군사력 증강을 부추기고,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지역에 심각한 위기상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신화통신은 후진타오 주석의 방미성과를 평가하면서 “현재 세계의 중요한 문제는 모두 중·미의 공감대가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고 단언했다. 차이메리카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미 간 갈등 상황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된다. 영국 BBC방송도 지난 20일 분석을 통해 “미·중 간 관계변화 과정에서 파트너십과 협력보다는 더 많은 격변과 긴장관계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충고한 바 있다.
미·중이 마침내 ‘한 배’에 오르긴 했지만 서로 다른 체제와 가치 차이를 극복하면서 ‘한 방향으로 어떻게 노를 저어갈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