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잇단 정비불량, 왜 하필 이때…” 고급화 전략 대한항공 ‘한숨’
입력 2011-01-24 20:59
‘하필 이럴 때에…’ 대한항공이 잇단 정비 결함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특히 최고급 항공사로 이미지 변신 중인 상황에서 정비 결함이 이미지에 흠집을 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의 행보는 ‘최고급 지향’이다. 이는 싼 가격을 무기로 한 저가항공사들과 차별을 분명히 하고 1등 항공사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항공은 6월부터 운항할 A380의 2층을 세계 최초로 비즈니스석으로만 꾸몄다. 때문에 다른 항공사들의 A380보다 비즈니스석 비율이 10% 정도 높은 23.1%에 달한다. 좌석 수를 줄이고 비싼 좌석을 늘려 고급 이미지를 심겠다는 전략이다. 또 퍼스트클래스에는 제주도에서 방목한 명품 한우와 유기농 채소류를 쓰는 등 기내식 메뉴도 고급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비 결함으로 인한 운항 지연이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B777기에서 엔진 연료장치에서 연료가 새는 결함이 발견됐다. 다른 공항에서 부품을 가져와 수리하는 데 12시간이 걸렸고 승객들은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지난해 9월과 10월에 항공기 엔진 관련 결함이 발생하는 등 최근 4개월 동안 정비 결함으로 장시간 운행지연이 된 사례는 드러난 것만 9건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항공당국으로부터 엔진 특별점검을 받았고 이달에도 안전관리시스템의 이행실태 등을 점검받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세계 항공사들의 우수성 지표로 삼는 지연결항률에서 대한항공은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