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故 박완서씨에 금관문화훈장 추서… 서점가 고인의 책 판매량 급증
입력 2011-01-24 17:59
지난 22일 세상을 떠난 소설가 박완서씨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겁다. 고인의 책 판매량이 평소의 최고 20배까지 치솟는가 하면 빈소에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교보문고는 고인의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의 지난 주말 판매량이 평소보다 5배 이상 늘었다고 24일 밝혔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나목’ ‘엄마의 말뚝’ 등도 지난 주말 동안 이전보다 3배 이상 팔렸다고 전했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도 고인의 작품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하루 20권 정도 판매되던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의 경우 지난 주말 하루 평균 130권 이상 판매됐고, 하루 3권 정도 판매되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지난 주말 하루 평균 30권이 팔렸다. ‘그 여자네 집’ ‘친절한 복희씨’ ‘엄마의 말뚝’ 등의 판매량도 평소보다 10∼20배 치솟았다.
고인의 작품을 찾는 독자들이 부쩍 늘자 서점들은 특별 코너를 마련했다. 교보문고는 지난 주말부터 광화문점 등 전국 오프라인 서점에 고인의 작품을 따로 모은 판매대를 설치했고, 온라인에서도 특별추모전 페이지를 개설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와 알라딘도 이날부터 회고전을 시작했다.
고인은 담낭암으로 투병하면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예지 ‘문학동네’의 젊은작가상 심사위원이었던 고인은 병석에서도 후보작들을 다 읽고 심사평을 남길 정도로 마지막 순간까지 문학과 후배들을 사랑했다고 문학동네 측은 밝혔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동료 문인과 일반인들의 추모행렬이 이날도 이어졌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오전 빈소를 찾아 “국민이 굉장히 아쉬워할 것”이라며 유족을 위로했다. 추모 열기는 인터넷에서도 이어졌다. 소설가 이외수씨 등 문인들은 트위터 등에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장례식은 겸손하게 살다 간 고인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고인은 25일 오전 8시40분 발인 후 10시 경기도 구리 토평동 성당에서 장례 미사를 거쳐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고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빈소에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진동섭 교육문화수석, 함영준 문화체육비서관 등을 보내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