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정골 선교사촌’ 영화 촬영 명소로 부활?
입력 2011-01-24 18:23
대전시(시장 염홍철)가 최근 영화, 드라마 제작자들에게 촬영지로 ‘오정골 선교사촌’을 추천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 일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오정골 선교사촌은 대전 오정동 한남대 캠퍼스 내에 있다. 1955년에 지어진 ‘인돈 학술원’을 중심으로 7개동의 건물이 마을처럼 구성돼 있다. 중앙에는 채소밭이 있고 주변으로 순수 한옥으로 지어진 관리동 1채와 동·서양이 어우러진 3개동의 기와 건물 3채가 ‘ㄷ자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돈 학술원은 1950년대 시대상을 담고 있다. 한남대 초대 학장인 윌리엄 알더만 린튼(한국명 인돈)의 부인이 설계하고 한국인 목수가 시공한 것으로 건축사적으로 귀중한 자료로 주목받아 왔다.
당시 오정골에는 6만2800여㎡(1만9000여평)에 이르는 선교사촌이 조성돼 있었다. 한남대는 선교사들이 떠난 후인 94년 사택 일부에 인돈 선교사를 기념하는 인돈학술원을 개원, 그림 및 도자기, 서적 등 유물들을 보관하고 있다.
이곳은 한때 소멸 위기에 처했었다. 일부 토지를 매입한 건설회사가 9층 규모의 원룸 2개동을 지으려고 했던 것. 그러나 귀중한 문화유산이 사라진다는 위기의식에 지역 유지들이 99년 ‘오정골을 지키는 시민의모임’(약칭 오시모)을 결성, ‘땅 1평 사기 운동’을 펼쳤다. 결국 한남대가 부지를 매입, 멸실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인돈 학술원은 건축문화의 해인 99년 ‘좋은 건축물 40선’에 선정됐으며 북측 3개동은 2001년 대전시 문화재 자료 제44호로 지정됐다. 김형태 한남대 총장은 “영화 촬영지로 추천된 오정골 선교사촌의 가치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