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교회는 무엇인가

입력 2011-01-24 18:05


(29) 교회와 개인

기독교의 신앙에서 교회는 신앙의 중심이요 그 근거다. 교회는 기독교의 핵심을 담고 있는 실체다. 구원이 진리, 힘과 집결되어 있다. 교회는 또한 진리가 보존되고 수호된 역사적 실체이다. 교회를 떠난 신앙은 진실하지도 못하고 바로 지킬 수도 없다. 주님도 베드로 위에 교회를 세우신다고 하셨고, 음부의 권세가 절대 이길 수 없다고 하셨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떠오른다. 교회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기구라고 한다면, 개인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것인가. 개인은 말하자면 교회의 커다란 조직 속에 파묻히고 마는 것인가.

교회 역사를 보면 이런 문제가 얼마나 중요하고도 오래된 문제인지 알 수 있다.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교회의 테두리를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들이 많았다. 그만큼 교회와 개인과의 관계가 오랫동안 교회 역사를 논쟁으로 물들여 왔다. 기독교인 개인과 교회는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우선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하나님은 인격적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인격적이란 개인적이라는 말과 상통한다. 사람을 한 사람 한 사람으로 보신다는 뜻이다. 또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다. 사랑의 하나님은 신약성서의 핵심이다. 하나님은 나의 하나님이라고 할 수 있을 때 참으로 우리들의 하나님이 되신다. 사랑이란 인격적이요 개인적인 것이다. 내가 느끼고 받는 것이 사랑이다.

그렇다면 교회라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신도가 성실한 종교적 생활과 사명감으로 하나님의 일을 위해 성취해나가는 일과 절대 무관할 수 없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개인들이 모여 구성되는 것이 교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부가 다 성실해서 그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거룩하게 하시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이 시편 87편이다. 거기에는 예루살렘에 있는 하나님의 성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곧 하나님이 교회, 세계교회의 모습이 묘사되고 있다. 하나님은 교회의 명부를 가지고 계신데, 거기에는 여러 나라들, 곧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공격하였던 나라들, 부하고 가난한 나라들, 그리고 이 사람, 저 사람의 명단이 들어 있는 것이다. 모페트라는 신학자는 이 성을 어머니라고 표현하였다. 거기서 다 낳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아버지고 교회는 어머니라고 하는 신학이 벌써 있었다. 하나님은 다 이들을 개인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시면서 모으신다.

하지만 이런 개인이 하나님의 집, 곧 교회 안에서 독립하여 있을 곳은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집에서는 한 개인 한 개인이 하나님의 세계역사 섭리에 따라 살아가며 세계선교의 책임을 충성스럽게 이행하여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개인의 모든 근원이 이 성, 곧 교회에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나의 하나님이시지만, 나는 교회 안에 있어야 한다. 곧 어린양의 생명록에 올려져 있을 때만 그 사랑 안에 거하게 된다.

민경배 백석대학교 석좌교수